결국 적(敵)은 내부에 있었다. 대통령 수행비서인 청와대 행정관 이재만씨가 최규선씨로부터 돈을 받고 대통령의 동정을 시시콜콜 ‘갖다 바친’ 게 확인돼 일파만파. 대통령의 일정이 2급 비밀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었건만 국가 기밀을 그런 식으로 엿바꿔 먹은 걸 보면 DJ는 ‘비서’를 데리고 다닌 것이 아니라 ‘간첩’을 데리고 다닌 셈(?). 아무리 레임덕에 정권 말기라고 해도 끝까지 충성을 바쳐도 모자랄 ‘가방 비서’가 누구보다 먼저 배신했으니 이것이야말로 ‘국기 문란’으로 다스려야 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