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는 30일 서울 대치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10명의 사내외 이사 전원의 반대로 메모리사업 매각 MOU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MOU는 이달말까지 양사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유지되기 때문에 이날 이사회 부결로 양사간 협상은 사실상 결렬됐다. 하이닉스 주채권 은행인 외환은행 이연수(李沿洙) 부행장은 이날 이사회 직후 양사간의 협상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이사회는 이날 발표한 ´하이닉스 이사회의 입장´을 통해 ˝양해각서 등은 매각 대금으로 인수하는 마이크론사의 주식이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고 우발채무 발생규모 등을 비현실적으로 추정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해외매각이 안돼도 반도체 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독자생존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이닉스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한 독자생존의 길을 걷게 됐으며 법정관리나 청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채권단은 하이닉스에 대한 신규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독자생존 여부는 매우 불투명하다.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하이닉스는 향후 시장원리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매각협상을 주도해온 하이닉스 박종섭(朴宗燮)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사의(辭意)를 밝혔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하이닉스 이사회 입장 전문▼
하이닉스 이사회는 19일 체결한 양해각서와 29일 하이닉스 채권금융기관 전체회의에서 결의한 메모리사업 매각후 잔존법인의 재건방안 타당성 및 실현가능성, 매각협상이 결렬될 경우의 하이닉스 경영정상화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했다.
채권단이 작성한 잔존법인의 재건방안은 메모리사업의 매각대가로 인수할 마이크론사 주식을 최근 주가와는 달리 과다하게 산정했고 우발채무 발생 규모 및 시기를 비현실적으로 추정했으며 잔존법인의 현금흐름을 과다하게 낙관적으로 추정하고 있는 등 그 타당성과 실현가능성에 문제점이 있다고 이사회는 판단하게 됐다.
또한 마이크론사도 동 잔존법인 재건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한뒤 잔존법인의 부채규모가 너무 높게 책정된 점, 동사 주식이 담보목적으로 처분이 제한되는 점, 매출이나 현금흐름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산정됐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잔존법인 생존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주요 계약 당사자에게 통보했음을 이사회는 확인했다.
이에 본 이사회는 주어진 자료와 판단근거에 따라 회사가 처해있는 여러가지 상황과 문제점, 다양한 해결방안을 검토한 결과 메모리사업 매각이 그 자체로서는 하나의 의미있는 대안이 될 수 있으나 반도체시장의 여건 호전, 신기술개발로 인한 사업 경쟁력의 향상 등을 고려할 때 독자생존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메모리사업 매각후 잔존법인의 미래는 오히려 불확실해 마이크론에 대한 매각은 회사와 주주, 임직원, 채권단을 포함한 모든 이해 당사자를 위한 대안이 될수 없다는 결론을 만장일치로 내리게 됐다.
이사회는 이같은 결론을 내리기 위해 매우 진지하고도 어려운 협의과정을 거쳤음을 밝히며 향후 하이닉스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이다.
또한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마이크론 임직원에게 감사를 표하며 계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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