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시노 미치코는 누구?
89년 이래 한국에서는 캐주얼 아동복 우산 장갑 라이터 안경 넥타이 핀 신발 모자 침구 등 의류에서부터각종 잡화에 이르기까지 '미치코 런던'이라는 그녀의 이름을 딴 브랜드명칭으로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이 되어버린 고시노씨. 그러나 정작 그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고시노씨는 일본 오사카출신이지만 디자이너로서 첫 발을 내디딘 1975년부터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해왔고 현재 국적도 영국이다. 유럽 패션계에는 서양적인 소재인 데님에 한자나 십장생 프린트를 넣는 등 신비로운 동양의 감성을 잘 표현하는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렸다.
데뷔 초기에는 패션계 명문가인 고시노 패밀리의 일원이라는 이유로도 주목을 받았다.
"할아버지는 기모노를 만드는 장인이셨고 아버지는 양복디자이너셨어요. 어머니는 일본의 유명한 여성복디자이너 아야코 고시노고 두 언니도 디자이너죠."
고시노씨의 두 언니 히로코씨와 준코씨는 도쿄와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둘 다 자신들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만들었다.
"'패션 가문'에서 받은 영향이 뭐냐고요? 재단되고 남은 천조각, 큰가위, 재봉틀…. 어렸을 때부터 언니들과 놀 때 썼던 장난감이 이것들이었다고 하면 이해가 되시나요?"
● 지구상에 오직 100벌 뿐
고시노씨는 올 8월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브랜드 '원 헌드레드(100)' 와 '엔진스(¥-jeans)' '미치코고시노'의 서울 입성을 앞두고 26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런칭 기념 패션쇼를 가졌다.
밀리터리 룩이 가미된 남성용 세미정장과 캐주얼 라인인 '원 헌드레드'의 경우 각 아이템을 전 세계적으로 100벌씩만 생산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방식을 도입했다. 빅토리아시대풍의 여성복 브랜드인 '미치코 고시노'는 품질과 가격 모두 명품 수준인 여성복 브랜드. 고시노씨는 이 브랜드의 한국런칭을 통해 마케팅전략을 '고급화'로 급선회할 방침이다.
"한국에서는 특히 제 브랜드를 복사한 카피제품들이 많아 브랜드 이미지가 많이 실추됐어요.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야죠."
고시노씨는 2월에 열린 '2002 추동 런던 컬렉션'에서 백발의 할아버지, 할머니 모델에게 청바지를 입힌 뒤 젊은이 못지않은 감각적인 모습으로 연출해 찬사를 받았다. 내친 김에 스스로도 청바지를 멋지게 소화해내는 고시노씨에게 "나이가 들어서도 청바지를 멋있게 입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물었더니 '냉정한'대답이 돌아왔다.
"기준 사이즈까지 '뱃살'을 빼세요. 중년의 동양인인 경우 남성은 30∼32, 여성은 26∼30이 기준입니다. 일단 몸매가 받쳐줘야 청바지가 예뻐 보이죠. 그 다음부터는 '마음이 가는 대로' 입으세요."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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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시노 스타일
21년째 런던 컬렉션에 참가해 온 고급여성복 브랜드 '미치코 고시노'의 올 가을, 겨울 주제는 빅토리아풍의 '영국 클래식 룩'. 현대와 전통이 충돌하지 않고 어울려 묘한 분위기를 빚어내는 런던이란 도시의 '모순적인 조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다리 4분의 3을 덮는 길이로 연출한 세미 롱스커트 밑단에 여성스러운 느낌의 레이스를 달았다.
△ '100'스타일
아이템별로 한정생산되는 '원 헌드레드'는 밀리터리 룩의 남성적인 매력을 브랜드의 컨셉트로 삼았다. 하지만 군복이 몸에 꼭 맞아 경직된 느낌이 강하다면 '원 헌드레드'는 보다'이지 캐주얼'에 가깝다. '원 헌드레드'를 포함해 8월에 국내에 소개될 고시노 미치코의 브랜드들은 그가 압구정동에 오픈할 멀티숍 매장 '59 브로드웨이위크(59 broadway wick)'에서 선보일 예정.
△ '엔진스'스타일
고시노씨는 95년 진 전문 브랜드 '엔진스'를 만들었다. 아이보리와 겨자색으로 염색한 진 소재 스커트는 활동성이 강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디자인. 26일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패션쇼 '자유, 젊음 그리고 평화'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인 '엔진스'의 진들은 진의 기본색인 청색 외에도 빨간색 흰색 노란색 등으로 다양성을 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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