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라자]"신용카드로 세테크 하세요"

  • 입력 2002년 5월 8일 14시 32분


중견회사에 다니는 S씨(36)는 어린아이가 아파 병원에 가면 진료비를 꼭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연말에 세금을 정산할 때 의료비 공제와 함께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함께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출장을 자주 다니는 K씨(41)는 가족 선물을 가급적 국제공항인 인천공항의 면세점에서 신용카드로 산다. 해외에서 쓰는 신용카드 사용액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는 탓이다.

연봉이 6000만원가량 되는 회사원 B씨(45)는 지갑에 현금을 거의 갖고 다니지 않는다. 점심 및 저녁식사비는 물론 책을 사거나 할인점에 가서 물건을 살 때 신용카드를 쓴다. 극장에 갈 때나 가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탈 때도 신용카드로 낸다. 또 예금계좌에 돈이 많이 들어 있어 신용카드를 쓸 필요가 없을 때는 직불카드를 쓴다.

신용카드를 많이 써 세금을 한푼이라도 줄이려는 ‘세(稅)테크’가 유행이다. 1년 동안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의 20%에서 연봉의 10%를 뺀 금액만큼 최대 5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해주기 때문. 소득공제란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을 계산하기 전에 과세대상 소득에서 빼주는 것. 그만큼 세금이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B씨는 올 1월 월급을 받을 때 신용카드 이용대금만으로 78만원가량의 세금을 돌려받는 효과를 보았다. 자신과 전업주부인 부인이 2000년 12월부터 2001년 11월까지 쓴 신용카드 대금이 2500만원이나 됐기 때문. 연봉의 10%인 600만원을 초과하는 1900만원의 20%인 380만원이 소득공제됐으며, 다른 공제를 감안해 적용 소득세율이 20%였던 것을 감안하면 78만원의 세금을 덜 내도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절세 효과는 신용카드 금액과 연봉에 따라 달라진다. 연봉이 많으면 적용세율이 다르기 때문. 근로자 기초공제와 인적공제(1인당 100만원) 및 의료비와 교육비 등 각종 공제를 뺀 과세대상소득(과세표준)이 1000만원 미만이면 세율이 9%다. 1000만원 초과 4000만원 미만은 18%, 4000만원 초과 8000만원 미만은 27%, 8000만원 초과는 36%다. 연봉이 적어 과세표준이 1000만원을 밑도는 사람은 신용카드로 인한 절세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은 반면 4000만원을 넘는 사람은 신용카드만으로 상당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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