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질문에 대해 외국계 기업들은 ‘경직된 사내 분위기’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월간 CEO’가 작년 말 국내에 진출한 100개 외국계 기업의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이를 꼽은 응답자가 30%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그런 경직성을 낳는 원인으로 수직적 명령체계에 익숙한 임직원의 수동적 태도, 창의력 부족, 활발하지 않은 토론문화 등을 들었다.
외국기업 경영자들이 전통적인 한국 기업의 시각에서 볼 때는 파격적인 경영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는 것은 본래의 기업문화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지만 이런 경직성을 깨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령 한국 휴렛팩커드에는 사장실이 없다. 직원과 똑같은 환경과 조건에서 일한다. 책상과 의자도 같은 크기다.
미국계 제약회사인 한국 MSD는 한 부서가 다른 부서원들을 초대하는 회식인 ‘해피아워’를 갖는다. P&G는 평직원들로 구성된 ‘주니어 리더십팀’을 만들어 일반직원들의 의견을 경영진에 전달한다. 모두 상하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경직된 분위기를 유연하게 바꾸려는 작업들이다.
한국기업에서 이미 시행 중인 제도들도 있지만 외국기업의 이런 기업문화는 국내기업들에도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