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3남 홍걸(弘傑)씨의 검찰 출두를 앞둔 ‘아버지’로서 고뇌의 흔적을 내보이지 않으려는 듯, 식사후 격려사에서는 강한 톤으로 “우리가 가는 길, 자신을 갖고 가자”고 강조했고 행사장에서 퇴장할 때는 애써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전날 밤 귀국한 홍걸씨가 전화를 걸어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을 하자 별다른 언급없이 전화를 끊었다고 청와대측은 전했다.
김 대통령은 홍걸씨의 검찰소환 등 아들들 문제처리의 가닥이 정리되자 오히려 ‘고민의 나날’에서 벗어나 마음의 정리를 끝내고 평상심을 되찾았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은 “김 대통령은 차분한 심경으로 (현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김 대통령은 ‘이런 때일수록 국정에 소홀함이 없도록 잘 챙겨나가라’는 말씀도 하셨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앞으로 김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아들들 처리문제는 일단 분리해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이날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강력 대응하고 나선 것도 이런 입장정리와 무관치 않다.
특히 앞으로 차남 홍업(弘業)씨 문제까지 정리되면 김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 ‘홍3 게이트’의 터널에서 빠져나가 국정운영에 전념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계획이자 기대이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검찰이 홍걸(弘傑)씨의 소환시기를 일방적으로 결정해 발표한 데 대해 “변호인을 선임하니까 검찰이 (소환시기를) 갑자기 발표했다. (검찰의 일방 발표에) 불쾌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와대가 있는 사실을 없도록 검찰에 요구할 수 없고, 검찰도 없는 것을 있다고 할 수는 없다”며 “대통령의 아들에 관한 일이기 때문에 대통령비서실도 필요시 협력할 수 있겠지만 검찰 수사에 지장을 주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