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저소득계층은 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더 많은 ‘적자가계’를 꾸려 가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에 대한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소득격차 심화〓통계청이 17일 발표한 ‘1·4분기(1∼3월) 도시근로자가구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소득 5분위 배율’은 5.40으로 지난해 4·4분기(10∼12월)의 5.18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소득 5분위 배율이란 소득계층을 5단계로 나눠 상위 20%의 평균소득이 하위 20% 평균소득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커질수록 소득격차가 심화됐다는 의미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외환위기 직전 4.8 수준을 유지했으나 이후 중산층의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5.4∼5.5 수준으로 높아졌다.
1·4분기 최하위계층의 소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5% 늘어나 최상위계층의 증가율 5.4%를 크게 넘어섰으나 소득의 절대금액 차이가 커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저소득층 적자가계〓1·4분기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작년 동기대비 8.1% 증가한 278만8000원, 월평균 가계지출은 6.8% 증가한 220만1000원으로 대부분 ‘흑자가계’를 유지했다.
통계청 장경세(張慶世) 사회통계과장은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가 늘면서 배우자 근로소득이 크게 늘어난 게 소득증가의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하위 20% 계층은 소득보다 지출이 더 많아 월 12만5500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4분기의 8만3000원보다 적자규모가 더욱 커진 것.
이와 관련, LG경제연구원은 ‘소득-소비 불균형 커지는 중산층’이라는 보고서에서 “저소득층을 포함한 중산층의 소득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중산층 소비의 상당 부분이 빚에 의존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송태정 수석연구원은 “최근 경기회복은 중산층의 소비가 받쳐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소득과 소비의 불균형이 계속된다면 개인파산 증가, 금융기관 건전성 악화 등으로 경기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계층별 소득-소비지출 점유율 (단위:%) | ||||||
계층 | 상위 20% 고소득층 | 중위 60% 중산층 | 하위 20% 저소득층 | |||
구분 | 소득 | 소비지출 | 소득 | 소비지출 | 소득 | 소비지출 |
91∼97년 | 37.6 | 32.2 | 53.9 | 56.1 | 8.4 | 11.8 |
99∼2001년 | 40.2 | 32.2 | 52.3 | 56.5 | 7.5 | 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