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알면이긴다]갑상샘암,목에 혹생기면 의심

  • 입력 2002년 5월 19일 17시 33분


갑상샘(방패샘)암은 ‘5년 생존율’을 잘 따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암 치료에서 5년 생존율은 치료 성적을 따지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이 기간을 넘기면 암이 재발할 확률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갑상샘암에서 5년 생존율은 무의미한 지표이다. 치료를 받은 대부분의 환자가 5년 이내에 숨지는 경우는 드물다. 또 갑상샘암은 재발해 완치가 안되더라도 10년이나 20년 이상 생존이 가능하도록 치료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갑상샘암의 치료성적을 따지는 지표로는 ‘10년 생존율’이나 ‘20년 생존율’이 사용된다.

전문가들은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한 암인데도 겁부터 먹고 치료를 꺼려 병을 키우는 사람이 많다”며 “증세가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갑상샘암의 종류〓갑상샘암은 크게 유두암과 여포암, 미분화암 수질암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갑상샘 유두암과 여포암에 잘 걸리며 전체 갑상샘암 환자의 90∼95% 정도를 차지한다. 여자가 남자보다 5배 정도 잘 걸리지만 정확한 이유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유두암과 여포암은 암 세포의 성장속도가 매우 느리고 전이가 된 경우라도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치료 성적은 다른 암에 비해 월등히 높다.

한국인에게는 적게 발생하는 갑상샘암이지만 미분화암은 갑상샘암 가운데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암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발견 당시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이며 치료하더라도 3개월 안에 절반 이상의 환자가 숨진다. 전체 갑상샘암 환자의 1, 2%가 미분화암에 해당된다.

▽증세와 진단법〓갑상샘암의 가장 대표적 증세는 목 부위에 혹이 생기는 것. 그러나 혹이 생겼다고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목에 생긴 혹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 중 5% 정도만 갑상샘암 환자이고 나머지는 양성 종양을 가진 사람이다.

혹이 갑상샘암일 가능성이 큰 증상으로는 △혹이 갑자기 커지거나 △혹이 아주 딱딱할 때 △목이 쉴 때 등이 있으나 암세포가 매우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상당수 환자는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갑상샘암의 진단은 다른 암에 비해 간편하다. 주사기로 혹 부위의 세포를 조금 뽑아내 검사하는 것이므로 입원할 필요 없이 외래에서도 진단이 가능하다.

▽갑상샘암의 치료〓주된 치료법은 갑상샘을 떼어내는 수술을 하는 것. 다른 부위로 전이가 됐다고 하더라도 수술은 필수적이다.

국내외의 갑상샘암 치료 통계에 따르면 갑상샘 유두암과 여포암의 경우 나이가 45세 이하이고 암 세포가 주변 조직에 침범하지 않았다면 수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갑상샘을 떼어냈기 때문에 갑상샘 호르몬을 보충하는 약을 매일 한 번씩 먹고 재발에 대비해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반면 환자의 나이가 많고 주변 조직으로 암세포가 퍼졌다면 수술을 받은 뒤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추가로 받는다.

방사성요오드 캡슐을 먹으면 약 성분이 몸속 곳곳을 돌아다니며 퍼져 있는 암세포를 공격한다. 암이 많이 퍼져 있다면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만 대부분 외래에서도 치료가 가능하다.

▽갑상샘암 치료율〓유두암과 여포암은 치료 후 20년 동안 재발률 20∼30%, 사망률 10% 이하로 치료율이 높은 편이다. 또 암이 재발하더라도 대부분은 재수술을 통해 완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반면 미분화암과 수질암은 드물게 발견되지만 치료율이 낮다. 특히 수질암 환자의 10% 정도는 유전자 이상으로 생긴다. 일단 암으로 진단받으면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유전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암이 발생하기 전에 갑상샘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DNA칩 등 유전자 검사법으로 암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고 국내에서도 큰 병원에서는 검사가 가능하다.

(도움말〓서울대의대 내과 박도준 교수)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 암 Q&A

Q : 갑상선은 우리 몸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A : 갑상선은 요오드를 원료로 신체의 대사를 촉진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아담의 사과’로 불리는 목의 연골 밑 부분에 나비 모양으로 파묻혀 있다.

갑상선 호르몬은 태아나 신생아의 성장과 발육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뇌와 뼈의 발육과 성장에 필수적인 호르몬. 만약 태생기와 성장기에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 키가 자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뇌의 발육이 늦어지게 된다.

특히 갑상선 호르몬은 몸속 영양소를 분해해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대사과정을 촉진시켜 인체의 활력과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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