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지구촌 고객 잡아라" 기업들도 한판 승부

  • 입력 2002년 5월 29일 18시 05분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는 월드컵이야말로 기업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는데는 최상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거액의 후원금을 내놓은 공식후원사들은 월드컵 엠블럼 등을 활용해 뚜렷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와 달리 비후원사들은 월드컵을 연상시키는 광고와 이벤트를 동원한 ‘매복(ambush)’ 마케팅으로 틈새를 파고 들고있다.》

▽월드컵 스폰서 기업들〓월드컵 스폰서는 FIFA가 직접 선정하는 공식파트너와 개최국 조직위원회가 지정하는 로컬파트너로 분류된다.

세계 톱브랜드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FIFA 공식파트너는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많아 FIFA에 내는 후원금 규모도 큰 편. 계약액수는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스폰서 1개사당 내는 후원금은 5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여기에 월드컵을 위한 장비 및 제품지원, 마케팅 비용까지 합치면 한 회사가 쓰는 총 비용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월드컵의 공식파트너는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KT(옛 한국통신)를 포함해 15개사이므로 줄잡아 1조5000억원이 스폰서 비용으로 투입되는 셈.

아디다스 코카콜라 후지필름 버드와이저 후지제록스 JVC 맥도널드 질레트 마스터카드 어바이어 도시바 NTT 야후 등이 이 같은 FIFA 공식파트너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불붙은 유니폼 전쟁〓월드컵 공식파트너인 아디다스는 유니폼 전쟁의 선두주자.

본선진출 32개국중 10개국이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는다. 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 독일, 아르헨티나, 스페인, 중국, 일본, 스웨덴, 터키, 남아공, 사우디 등이다.

또 한국과 일본의 자원봉사자 2만4000명은 월드컵 대회 기간 내내 경기장 안팎에서 아디다스 상표가 붙은 옷과 신발만을 착용할 수 있다.

월드컵 비후원사인 나이키의 추격도 만만치않다. 나이키는 한국을 비롯해 8개국의 유니폼을 지원한다.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비롯해 미국, 나이지리아, 크로아티아, 벨기에, 러시아, 포르투갈 등이 나이키 유니폼을 입는다.

▽전자업계의 장외 대결〓전자제품 분야 공식파트너사는 JVC. JVC는 대회기간에 쓰일 TV, VCR, 캠코더 등 전자제품을 공급하는 한편 국내 소비자들을 상대로 다양한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다.

JVC코리아는 고객 AS센터를 현재 30개에서 40여개로 대폭 늘려 월드컵을 계기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대회기간에 제품 구매자중 50명을 뽑아 월드컵 한국전 입장권 2장씩을 나눠준다.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월드컵을 맞아 디지털TV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플라즈마(PDP) TV를 사는 고객들에게 DVD콤보 플레이어와 지상파 안테나를 주는 등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또 대형(42, 47, 55인치) 프로젝션TV와 50인치 PDP TV 구매 고객 2002명을 대상으로 제품 가격을 12% 깎아주고 ‘축구황제’ 펠레의 사인이 들어간 고급 티셔츠도 준다.

LG전자는 이 달말까지 디지털TV를 사는 고객에게 DVD콤보 플레이어를 덤으로 주고 HD급 플라톤 TV(29,32,34 인치)를 사는 고객에게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21인치 TV를 추가로 제공한다.

▽통신업계 마케팅 경쟁〓공식파트너사인 KT는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수준의 통신서비스를 지원해 글로벌 통신사업자로서의 위상을 과시할 계획.

역대 월드컵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무선랜 휴대단말기동영상 고선명(HD)TV중계 IMT-2000 등 서비스를 선보인다. 10개 구장에 설치할 방송·통신회선은 일반전화 1만2000회선, 공중전화 1만8000회선, 인터넷 700회선, 방송중계회선 3800개 등 무려 2만7000여개.

이를 위해 대회조직위와 10개 구장을 연결하는 전 구간을 초고속 광케이블로 묶고 각종 장애에 대비한 백업시스템도 마련했다.

KTF는 3세대 CDMA(EV-DO) 서비스 ‘핌’을 상용화해 휴대전화를 이용한 주문형비디오(VOD)와 월드컵영상 감상 등 고속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선보인다. KTF는 공식후원사라는 이점을 살려 최고 전송속도 2.4Mbps의 이 서비스를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물론 10개 월드컵 개최도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

‘붉은 악마’를 동원한 광고로 ‘매복’ 마케팅의 재미를 보고 있는 SK텔레콤도 전용 단말기를 내놓고 EV-DO 서비스를 전국 주요도시에서 본격적으로 제공한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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