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방송3社 ‘중계大戰’… 시청률전쟁 후끈

  • 입력 2002년 6월 1일 22시 40분


《60억 인류의 제전인 2002 한일월드컵이 지구촌을 달구면서 지상파 방송 3사도 중계방송을 통해 뜨거운 장외 월드컵 대전을 벌이고 있다. 》

이변 속출을 예고한 프랑스-세네갈 개막전의 종합 시청률은 61.5%(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이는 한국시간 오전 3시와 오후 11시에 열렸던 94년 미국 월드컵 개막전(12.7%)과 98년 프랑스월드컵 개막전(31.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

3사간 시청률 경쟁에서는 평가전 때 열세를 면치 못했던 KBS1이 23.7%(이하 TNS미디어코리아 기준)로 MBC(19.5%), SBS(10%)를 따돌리며 1위를 기록했다. 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MBC(23.8%)가 KBS1을 0.6%포인트 차로 제치고 1위를 기록했지만, 두 시청률 조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합하면 KBS1이 종합 1위였다. KBS의 선전은 MBC SBS와는 달리 개막식 후 개막전까지 광고를 내보내지 않고 관련 화면을 방송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에 ‘중계 어록’을 만들 만큼 젊은층의 인기를 끄는 SBS 송재익-신문선 콤비의 중계방송은 종종 음향에 잡음이 심한 탓 등으로 부진했다.

방송 3사는 월드컵 중계방송 제작을 총괄하는 주관방송사(HBS)의 영상 신호를 릴레이하는 식이어서 ‘중계 대전’은 캐스터의 입심 외에 컴퓨터그래픽 등 ‘화면 포장’에 승부를 걸고 있다. MBC는 해설자가 ‘터치 스크린’ 방식을 사용해 경기 팀들의 전략과 움직임을 소개하는 ‘사커 스크린’을 들고 나왔고 KBS와 SBS는 선수들을 축구 PC게임인 ‘유로 2000’의 캐릭터처럼 처리해 득점 과정 등을 재연했다.

3사가 치열하게 벌였던 ‘왕년의 스타’ 해설 초빙 경쟁은 기대했던 것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

탤런트 최수종(KBS1), 포르투갈의 축구 영웅 에우세비오(SBS), 왕년의 인기 아나운서 임택근 이광재(MBC 라디오), 탤런트 박철(SBS라디오) 등이 개막전 중계에 투입됐지만 이들의 중계는 시청자나 청취자를 흡인하지 못했다.

특히 에우세비오는 “세네갈이 이기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등 ‘평균 수준’의 해설에 그쳤다. 최수종을 제외한 특별 해설자는 한국전 예선 경기에도 참여할 계획이며 SBS는 ‘축구 황제’ 펠레를 4일 한국-폴란드 전에 투입한다.

방송 3사는 또 TV 외의 매체를 통한 중계에도 나서 뉴미디어 시대를 실감케 했다. KBS는 철도청과 함께 월드컵 기간 중 운행되는 새마을호 열차에 64경기를 위성으로 볼 수 있는 모니터를 설치했고, MBC는 지하철 3호선 수서-지축 구간 운행차량 48대 중 17대에 모니터를 설치해 46경기를 생중계한다.

HBS가 선보인 화면은 HBS가 처음 중계를 전담한 98년 프랑스월드컵 때보다 진일보했다는 평이다. 개막전 등 주요 9경기에 설치되는 23개의 카메라 중 선수들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잡아내는 슬로모션 카메라는 9대. 특히 이 중 근육의 떨림까지 잡아낸다는 슈퍼 슬로모션 카메라는 98년의 2대에서 6대로 늘렸다.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세네갈의 파프 부바 디오프의 왼발은 이 슈퍼 슬로모션 카메라가 잡아낸 것이다. 또 경기장 전체를 조망하는 카메라가 잡는 화면을 통해 해설자는 각 팀의 위치 변화 등을 보다 쉽게 조망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 측이 월드컵 공식 인터넷사이트인 ‘야후’를 제외한 방송사 인터넷 사이트의 중계를 금지, 네티즌들의 항의가 폭주하고 있어 방송사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KBS는 인터넷을 통해 문자 생중계를 내보내고 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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