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VJ 수파사이즈 "내 이름 내건 힙합음반 만드는게 꿈"

  • 입력 2002년 6월 4일 16시 11분


이 뚱뚱한 젊은이의 얼굴을 잘 보시라.

케이블 음악채널 ‘MTV코리아’의 음악프로 ‘모스트 원티드’를 진행하는VJ‘수파사이즈(Supasize)’(20·본명 김용훈). 177㎝의 키에 몸무게 110㎏. 허리사이즈는 본인도 모른다. 한 번도 바지를 허리에 걸쳐 입어본 적이 없을만큼 ‘드럼통 몸매’다.

힙합전문레이블 ‘마스터 플랜’에서 래퍼로 활동하는 그는 사물놀이로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린 김덕수의 장남이다. 부전자전(父傳子傳). ‘수파사이즈’는 타고난 리듬 감각을 주체못해 중학생 때 힙합에 빠져 들었고 공부는 뒷전인 채 래퍼를 꿈꿨다.

“아버님께 래퍼가 되겠다고 했다가 맞아 죽을뻔 했어요. 음악은 공부를 더 한 뒤에 시작해도 늦지 않으니 학업에만 전념하라 고요.”

그가 경복고 1년 재학당시 공부에 취미를 못 붙이자 아버지는 그를 스위스의 한 국제학교로 유학보냈다.

“새로운 세상이었죠. 한국처럼 공부에 매달릴 필요도 없고.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어요.”

그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학에 진학했다. 현재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 커뮤니케이션학과 휴학 중. 음악 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으나 학교에서 정해주는 악기 중 하나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알아야 했다. 그런데 그가 능숙하게 다루는 장구 징 꽹과리 북은 지정 악기가 아니었다.

“미국에서 공부해보고 싶었어요. 힙합의 본고장이니까. 지도를 쫙 펴놓고 그냥 골랐죠 뭐. 학교에 합격한 뒤 ‘이젠 랩을 하겠다’고 아버님께 말했더니 인정해주시더라고요.”

그는 힙합뮤지션 주석의 1집과 4집 등 몇몇 음반에 참여했으나 주로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벌여왔다. 앞으로 자기 이름을 내건 음반을 만드는 게 꿈. 2월부터 시작한 VJ도 ‘언더그라운드’에서 ‘온더그라운드(On the Ground)’로 올라오는 과정이라고 한다.

“‘모스트 원티드’는 아무런 계획없이, 아무 거리에 나가, 아무나 붙잡고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에요. 그런 즉흥성이 재미를 배가시키죠.”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