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거만했던 프랑스의 초라한 뒷모습

  • 입력 2002년 6월 8일 17시 40분


퇴장당해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는 프랑스의 앙리
퇴장당해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는 프랑스의 앙리
이번 대회 최고의 사건은 전대회 우승국 프랑스의 예선탈락 위기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전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일본,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파리의 내 친구들은 나에게 말했다. "우승은 프랑스다" "보러 갈 필요도 없다. 우리가 또 우승할 테니까" 라고 마치 위에서 내려보는 듯한 태도였다.

전 프랑스 대표인 플라티니에게 팀 상태를 물었지만 "선수의 사기도 높고 문제없다. 최고!" 라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98년 월드컵우승, 2000년 유럽선수권에 이어 작년 컨페더레이션스컵 마저 싹쓸이한 프랑스에게 "이번만큼은 이길테다"며 칼날을 간 나라 역시 적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 정상에 서는 것보다, 그 자리를 지키는 일이 더 힘들다.

과거 16번의 월드컵에서 2연패를 달성한 나라는 이탈리아와 브라질 뿐. 그런데 프랑스는 자만에 빠져있었고 우유부단했다. 데상과 카란브 등 당시 주력 선수가 떠난후 팀 전력이 저하된 것을 느끼지 못했다.

프랑스 국민들은 대표팀이 16강에 들지못하고 귀국하는 사태를 용서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남은 팀은 덴마크 뿐. A조에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다.

이런 위기는 프랑스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축구계에선 나쁜 일이 아니다. 다른 나라가 정상에 서는 것도 나쁘진 않다.

스코이코비치(전 유고슬라비아대표, 전 나고야그램퍼스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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