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이후 뉴욕 재건을 진두지휘해 일약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줄리아니 전 시장은 국토안보부 설립 목적과 업무 성격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며 개인적 인지도에서도 현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톰 리지 조국안보국 국장을 앞서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94년부터 2001년까지 8년 동안 뉴욕시장직을 맡았던 줄리아니 전 시장의 최대 강점은 국토안보부의 주요 업무라고 할 수 있는 공공안전 관리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 그는 9·11테러 발생 전부터 미국 내에서 ‘벙커’라고 불리는 위기통제센터를 운영했던 유일한 시장이다.
국토안보부 장관이 되기 위한 또 다른 필수조건은 관료주의 타파 능력. 국토안보부가 10여개 국내 안보 부처들끼리의 중복 업무를 없애기 위해 설립되기 때문이다. 줄리아니는 시장 시절 뉴욕시 전체 공무원을 30% 이상 줄였으며 뉴욕시 산하 각종 위원회도 74개에서 35개로 줄였다.
줄리아니 전 시장의 비밀주의적 업무처리 방식도 기밀유지가 필요한 국토안보부의 성격과 맞는다. 그의 시장 재임 시절 뉴욕시는 정보공개법 위반이라는 법적 부담을 무릅쓰고 시정 관련 공공자료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을 크게 차단했다.
대(對)국민 신뢰도에서도 줄리아니 전 시장은 최고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공화당 일부에서는 줄리아니 전 시장의 인기가 너무 높아서 국토안보부 장관에 오를 경우 오히려 부시 행정부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