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16강 탈락했다고 얕보지마”

  • 입력 2002년 6월 11일 18시 28분


“이대로 물러날 순 없다.”

2002한일월드컵 대회 조별리그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16강 진출에 실패한 팀들이 마지막 경기에서 어떤 ‘심술’을 부릴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월드컵 대회에서도 탈락이 확정된 팀들이 1승이라도 올리기 위해 독한 마음으로 마지막 경기에 달려들어 ‘고춧가루’ 역할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98프랑스월드컵에서 2패로 16강 진출이 좌절된 한국이 마지막 벨기에와 경기에서 ‘붕대투혼’까지 발휘하며 1대1로 비겨 벨기에의 16강 진출을 막은 것이 좋은 예.

A조와 E조가 조별리그를 마친 가운데 앞으로 심술을 부릴 ‘후보 팀’으로는 2패로 탈락이 확정된 슬로베니아(B조) 중국(C조) 폴란드(D조) 나이지리아(F조) 등 4개국. G조의 에콰도르도 2패지만 에콰도르는 아직 16강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국가는 역시 폴란드. 마지막 경기에서 미국을 잡아 줄 경우 한국의 16강 진출에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 예지 엥겔 감독은 10일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명예롭게 경기장을 떠날 것이다. 마지막 경기에서 꼭 골과 승점을 따내고 싶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B조에서 “슬로베니아 파이팅”을 목놓아 외치는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1승1무). 남아공은 스페인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비겨도 16강 티켓을 손에 넣지만 패했을 경우 문제가 복잡해진다. 이 때 슬로베니아가 파라과이(1무1패)와 경기에서 큰 스코어 차이로 대패하면 골득실차로 파라과이에 16강 티켓을 넘겨줄 가능성도 있다.

C조에서는 터키와 코스타리카가 중국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1승1무의 코스타리카는 강호 브라질과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반면 1무1패인 터키는 중국과 맞붙는다. 코스타리카가 유리하지만 만약 코스타리카가 브라질에 지고 터키가 중국을 대파하면 16강행 주인공은 터키로 바뀐다.‘죽음의 조’인 F조에서 조 선두인 잉글랜드는 2패를 당하며 ‘독이 오른’ 나이지리아와 12일 만난다. 잉글랜드가 패할 경우 스웨덴-아르헨티나 경기 결과에 따라 잉글랜드의 16강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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