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프랑스 대표팀의 성적에 적잖이 실망한 이들에게도 한국에서의 체류는 감동 그 자체였다.
한국을 방문한 프랑스인들 중 많은 수가 예전에는 한국을 전혀 혹은 거의 알지 못했지만 지금 그들은 모두 역동적이며 정답고 따뜻한 나라 한국의 이미지를 가슴에 안고 떠나고 있다.
우리의 한국 친구들은 이들의 한국 방문을 최대한 즐겁게 만들어 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에서 수원 구리 인천을 거쳐 부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이 최상의 환대를 베풀어주었다. 자원봉사 통역요원들, 프랑스어로 특별히 제작된 자료, 그리고 가이드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었다.
그러나 가장 놀라웠던 것은 뭐니뭐니 해도 프랑스 대표팀을 뒤에서 든든히 받쳐 주었던 수천명의 한국인 서포터들이었다.
그들은 프랑스 서포터들과 함께 “투스 앙상블, 투스 앙상블”(모두가 함께)이라는 프랑스어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치며 쉬지 않고 선수들을 격려하고 응원했다. 그리고 어제 프랑스-덴마크전을 마치고 나오는 그들의 얼굴에서 읽혀진 절망감은 프랑스인들과 마찬가지로 깊고 진심어린 것이었다.
프랑스 대표팀은 이제 떠났지만 그렇다고 축제가 여기서 멈춰져서는 안될 것이다. 먼저 붉은 악마들에게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또한 이 월드컵이 한국과 프랑스의 관계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이렇게 아름답고 역동적이며 정다웠던 적도 없었고 이렇게 많은 프랑스인들이 한국을 방문한 적도 없었다. 그러므로 나는 이 새로운 한국의 이미지가 이제 프랑스에 그대로 전해져서 더 많은 프랑스인들이 한국과 관계를 맺고 더 나아가 한국을 찾게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2주라는 기간을 진정한 축구의 향연, 그리고 한국과 프랑스간 우정의 축제로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수천명의 한국인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편지 보내온 데스쿠엣 대사▽
프랑수아 데스쿠엣 주한 프랑스대사가 그동안 프랑스팀에 보내준 한국민들의 성원에 감사하는 글을 동아일보에 보내왔다. 데스쿠엣 대사는 1949년생으로 파리정치학교(IEP)를 거쳐 파리국립대학 법학과에서 공법을 전공했다.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하고 직업 외교관이 됐다. 일본 오사카, 고베 등에서 7년, 인도에서 4년을 근무해 아시아 사정에 밝은 편. 주우간다 대사(93∼98년)를 거쳐 한국에는 지난해 7월 부임했다. 한국을 너무 좋아해 요즘엔 1주일에 3회씩 한국어 개인교습을 받고 있다.
프랑수아 데스쿠엣 주한 프랑스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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