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은 월드컵이 끝나는대로 한국 대표팀의 다큐멘터리나 축하 쇼를 기획하고 히딩크감독과 선수들을 출연시키기 위해 오래전부터 대한축구협회나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 등과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KBS는 히딩크와 선수 개개인을 심도있게 조망하는 동시에 축하무대를 꾸미는 90분∼2시간 짜리 대형 버라이어티 쇼를 준비중.SBS도 월드컵이 끝나는 30일 선수 모두를 출연시키는 대형 특집쇼를 준비중이다. 장동욱 예능국장은 “선수들과 ‘끈’이 있는 보도국과 스포츠국의 인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MBC도 90분∼2시간 짜리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형식과 일정은 아직 미정. 장태연 예능국장은 “월드컵 이후 선수들의 공식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축구협회차원에서 선수들과 개별 접촉이 허용되는 순간부터 방송사들의 섭외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이 끝나더라도 각종 공식 일정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이 방송사 뜻대로 움직여 줄지는 미지수. 이에따라 KBS 경명철 예능국장은 “방송사간 무리한 경쟁으로 물의를 빚기 보다 공동으로 선수들 출연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섭외 경쟁이 치열해지자 PD들은 아침프로 등의 출연 섭외를 잘 받아주는 박지성 황선홍 안정환의 가족에 대해서는 고맙게 여기는 처지. 그러나 ‘맏형’ 홍명보는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가족들에게 ‘방송출연 금지령’을 내려놓고 있어 PD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