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가지를 다 갖춰야 할까? 천성적으로 다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면 물론 흠잡을 데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 갖추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지나치게 깔끔떠는 완벽주의자 역시 주변을 불편하게 만들기 십상이고 결과적으로 느낌이 좋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호의를 표현하는 방식도 늑장을 부리다가는 시들해진다.’ ‘느낌좋은 사람은 상대의 아픔에 생각이 미친다.’ ‘느낌좋은 사람은 거절을 잘 받아들인다.’….
대개는 독자가 절대 ‘처음 들었다’고 말할 수 없는 평범한 진리들이다. 그렇지만 이 ‘백만인용’ 경구들을 차근차근 되새기고 상기할 수 있다면, 혹은 ‘아, 다른 사람도 역시 이런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라고 확인할 수 있다면 확실한 도움이 될 것이다.
불평 한 마디. ‘도쿄’를 ‘서울’이라고 번역하는 등의 센스는 트집잡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말씀하시는 뜻은 잘 알겠습니다. 그러나….’라는 식의 우회적 거절을 ‘한국적 쿠션’이라고 번역한 것은 아무래도 ‘오버 센스’다. 한국인은 전세계에서도 가장 직설어법을 잘 구사하는 축에 드니까.
그런데 잠깐, 이런 것 하나하나를 다 꼬치꼬치 캐내 트집 잡는 사람도 ‘느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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