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 논의 급물살

  • 입력 2002년 6월 25일 18시 09분


한국과 일본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논의하기 위한 ‘한일 FTA 산관학(産官學) 공동연구회’가 7월 초 서울에서 첫 모임을 갖는다.

명칭은 ‘산관학 공동연구회’지만 양국 정부가 주도하는 모임이어서 사실상 한국과 일본의 FTA 협상이 시작되는 셈이다.

칠레도 이번 주 내로 ‘FTA 양허안’을 한국 측에 보내오고 양국 실무자들이 7월 중 서울에서 실무협상을 벌일 예정이어서 FTA 체결을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5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3월 22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간의 합의에 따라 구성된 ‘FTA 공동연구회’를 다음달 초순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기로 했다.

이 연구회는 양국이 FTA 협상에서 다룰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외교통상부 조현(趙顯) 다자통상국 심의관은 “연구회에서 검토된 내용들을 FTA 협정에 반영할 예정이어서 연구회 모임의 시작은 사실상 양국간 FTA 협상이 첫발을 내딛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회에는 양국의 정부 및 산업계, 학계 대표 등이 참여하며 앞으로 2∼3개월마다 한 번씩 회의를 가지면서 2년 시한으로 활동한 후 공동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할 예정이다.

일본은 올 1월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경제동반자협정·EPA)을 체결할 때도 양국간 산관학 공동연구회를 구성, 약 2년간 논의한 뒤 체결했으며 연구회 보고서 내용들이 대부분 협정에 포함됐다.

외교부는 외교안보연구원 주최로 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연구원에서 ‘한일 FTA의 득실과 우리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갖는 등 FTA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한편 99년 12월 협상을 시작한 후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한-칠레간 FTA 협상도 다음달 시작하는 실무협상을 계기로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은 이달 중순 칠레를 방문한 이기호(李起浩) 경제특보와 만난 자리에서 양국간 최대 현안인 FTA를 이른 시일 내에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칠레산 농산물 수입에 따른 농민단체의 반발이 여전한 데다 칠레 측은 “사과 배 등 일부 과일에 대한 협정 예외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외교부 황두연(黃斗淵)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양측의 주장과 요구사항이 선명하게 드러난 만큼 서로 한발씩 양보해 한-칠레간 FTA만큼은 연내에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FTA : Free Trade Agreement의 약자. 국가간 상품이동을 자유화시키는 협정이다. 협정체결국끼리는 관세나 쿼터 등 무역장벽을 없애 자유롭게 거래한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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