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언 킹’ 이승엽(26·사진). 홈런 타점 장타력으로 대표되는 슬러거의 이미지가 강했던 그이지만 6월들어 놀라운 안타행진을 벌이더니 어느새 교타자의 몫인 타율 안타 득점 출루율마저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추세면 도루를 제외한 사상 최초의 타격 7관왕 탄생이 그리 어려워보이지 않는다.
4월 중순 2할7푼대에 머물렀던 타율은 0.348까지 치솟았다. 4할을 넘보던 독보적 리딩히터였던 한화 이영우(0.363)와는 이제 큰 차이도 나지 않는다. 5일 대구 한화전부터 14경기에서 57타수 25안타로 타율 0.439을 기록한 상승세면 역전은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일 정도다.
안타가 많다고 홈런이 안 터지는 것도 아니다. 이 기간 두 번이나 1경기 2홈런을 때린 것을 비롯, 7홈런에 17타점을 보탰다. 홈런은 한때 팀선배인 마해영에게 3개나 뒤졌지만 단숨에 따라잡았다.
한마디로 타격감이 절정에 올랐다는 증거. 오른 발을 완전히 들어올렸던 외다리 타법에서 땅에 스치듯이 자연스럽게 들어주기만 하는 폼으로 바꾼 것이 파괴력과 정교함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했다는 평가다.
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그동안 타격 5관왕이 다관왕 최고 기록이었다. 88년 해태 김성한이 홈런 타점 안타 장타력과 승리타점(90년부터 폐지)에서 1위에 올랐고 11년이 지난 뒤인 99년에야 이승엽(홈런 타점 득점 장타력 출루율)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당시 타격왕에 오르지는 못해 타율 홈런 타점의 트리플 크라운 홀더는 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었다.
트리플 크라운은 84년 삼성 이만수가 유일하게 기록했지만 시즌 막판 삼성 투수들이 롯데 홍문종에게 던진 9연속 고의 볼넷의 만행 탓에 진정한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투수쪽에선 해태 선동렬이 89년부터 91년까지 다승 승률 평균자책의 메이저 3관왕은 물론 탈삼진까지 선발투수에게 배정된 4개의 타이틀을 3년 연속 독식했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이승엽 타격 7개 부문 성적 | |||||
부문
| 이승엽
|  
| 경쟁자
|  
|  
|
타율
| 0.348
| (2)
| 이영우(한화)
| 0.367
| (1)
|
홈런
| 25
| (1)
| 마해영(삼성) 송지만(한화)
| 25
| (1)
|
타점
| 71
| (1)
| 마해영
| 61
| (2)
|
득점
| 56
| (1)
| 이영우
| 55
| (2)
|
출루율
| 0.438
| (4)
| 김재현(LG)
| 0.463
| (1)
|
장타력
| 0.732
| (1)
| 송지만
| 0.683
| (2)
|
안타
| 87
| (2)
| 이영우
| 88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