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독일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준결승전.
‘신화’ 한국이 ‘게르만 전차’의 한방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후반 30분 독일의 발빠른 측면 돌파에 순간 허점을 내주며 미하엘 발라크에게 결승골을 허용하고 만 것.
종료 휘슬이 울린 후 한국 선수들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그라운드 한가운데 섰고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냈다.
경기 화보 | 4강전 광화문·시청앞 표정① ·② | 4강전 상암경기장 안·밖 표정 |
25일 월드컵 표정 | 한국 vs 독일 가상경기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도 순간 방심으로 내준 경기였다.
한국은 전반 이천수 차두리 등 ‘젊은 피’를 양 날개로 앞세워 측면 싸움에서 오히려 우위를 차지하며 경기를 리드했다. 9분 이천수와 차두리의 날카로운 1대1 패스에 이은 이천수의 오른발 슛이 독일 GK 올리버 칸의 신들린 선방에 무산된게 가장 아쉬웠던 대목.
▼관련기사▼ |
- 태극전사들 “3위는 절대 양보 못한다” - 다시 날자! 더 높은 곳을 향하여 - 히딩크감독 “3위 반드시 차지” - 순간적 방심이 패배 불러 - [현장에서]축구 즐기는 법을 알았다 - [외신반응]"한국은 충분히 명예로웠다" - 한국-독일전 경기 상보 |
이후 양팀은 말 그대로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독일은 거친 몸싸움과 공중전으로 잇따라 프리킥과 코너킥 찬스를 얻어내며 파상 공세를 펼쳤다. 한국은 클로제와 보데를 앞세운 독일의 고공 플레이를 최진철과 김태영이 적절히 차단하면서 번개같은 역습으로 맞받아쳤다. 후반들어서는 오히려 한국이 주도권을 쥐었다. 7분 박지성과 차두리의 기습 공격이 독일의 파울 작전에 무산됐지만 송종국의 송곳 패스가 황선홍과 교체해 들어간 안정환의 발로 연결되면서 공격에 활기를 띤 것.
하지만 독일의 무기는 역시 ‘한방’이었다. 이번에는 머리가 아니었다. 대신 지난해 우크라이나와의 지역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때 머리로만 3골을 넣어 독일을 벼랑끝에서 구해낸 발라크의 발이었다. 후반 29분 발라크가 낮게 깔려 들어온 오른쪽 측면 센터링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운재가 간신히 쳐냈지만 볼은 다시 발라크의 왼발에 걸려 골네트를 흔들고 말았다.
히딩크 감독은 34분 홍명보를 빼고 설기현을 투입하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고 총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탄탄한 독일 수비벽은 끝내 뚫리지 않았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