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이태교/'응원1번지' 광화문을 관광지로

  • 입력 2002년 6월 29일 19시 18분


이번 월드컵 경기에서 뿜어낸 우리 민족의 열정과 저력은 세계는 물론 우리 스스로를 놀라게 했다.

단군 이래 이번처럼 온 민족이 화합 단결 환희로 한달간 줄달음질친 적이 언제 있었던가. 누가 한 많은 우리 민족을 그 짧은 기간에 이렇게 열광케 만들었는가.

필자는 서울 광화문과 시청 광장에 모여 포효하는 관중을 보고 만약 한국에 거스 히딩크형의 위대한 정치지도자가 나타나 우리를 리드한다면 우리의 국력이 세계 4강으로 도약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포스트 월드컵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와 민간 각 분야에서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을 것으로 알고 있으나 우리는 88서울올림픽을 모범적으로 치르고도 그 성과를 승화하지 못했던 역사를 거울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의 열정과 저력이 유감 없이 분출된 월드컵의 위대성을 살리기 위해 포스트 월드컵 과제로 다음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첫째, 거리응원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서울 광화문과 시청 광장 일대를 한국형 도시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관광자원화하자.

‘붉은 악마’의 탄생 현장이기도 하고 월드컵 기간 중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지역이기 때문이다. 우선 일정 구역을 설정해 명칭을 ‘월드컵 거리’ ‘월드컵 광장’, 또는 ‘히딩크 광장’으로 명칭을 붙이자. 이 구역의 도로, 가로수, 가로등, 도로포장은 물론 주위 건물의 색상, 간판까지 전통적인 한국형으로 만들거나 서구의 모범적인 광장을 벤치마킹해 세계의 명소다운 축제 광장으로 만들자.

둘째, 이 거리와 광장의 적당한 위치에 히딩크 감독의 동상을 건립하고 주변에는 이번 월드컵의 영웅들인 선수, 코치, 지원단의 족적(발 도장)을 동판으로 만들어 영구 부착하자.

셋째, 이 구역의 일정면적을 할애해 소형 월드컵기념관을 세우자. 이 기념관에는 영상관을 만들어 그 날의 응원 열기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도록 영상물을 계속 상영하자. 이곳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당시 분출했던 한국인의 열정과 환희를 소개하고 우리 국민에게는 그 날의 감격을 영원히 느낄 수 있도록 하자.

넷째, 기념관에는 월드컵 기간 중 TV 등 매스컴에 등장했던 모든 장면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이 중에서 특이한 디자인의 복장, 응원기구, 보디페인팅, 자원봉사활동 화면 등을 골라 그 중 훌륭한 영상을 밀랍 인형으로 제작해 전시하자.

다섯째, 우리가 4강에 진출했던 그 날을 해마다 월드컵 축제 또는 국민축제의 날로 제정해 특별한 축제문화가 없는 우리나라에 독특한 국민축제로 만들자.

그 날 축제에는 거리응원의 특색을 살려 세계 각국의 축구응원단을 초청해 축제를 벌이자. 예컨대 일본의 울트라 닛폰, 중국의 치우미 응원단, 그리고 남미와 유럽의 축구응원단 등. 여기에 우리나라의 대학 응원경진대회, 응원복 패션쇼, 분장패션 쇼 등을 곁들이면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태교 기라정보통신 회장·전 한성대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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