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골대의 저주’로 불리는 징크스다. 한국과 상대한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스페인이 경기도중 볼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간 뒤 패배의 멍에를 안고 비행기에 올랐고 조별예선은 물론 16강 토너먼트에서도 이 같은 징크스는 계속 됐다.
30일 일본 요코하마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독일의 결승전에서도 골대의 저주는 멈추지 않았다.
전반 43분 브라질의 클레베르손이 오른발로 강력하게 슈팅한 볼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독일 선수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브라질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고 있는 데다 브라질이 모처럼 맞은 기회에서 크로스바를 맞고 나갔으니 승세는 자신들에게로 돌아설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브라질 선수들의 얼굴엔 근심이 자리잡았다.
그러나 후반 시작 4분 만에 독일도 볼을 골포스트에 맞히고 말았다.
올리버 노이빌레가 상대골문에서 약 35m 떨어진 미드필드 중앙에서 얻은 프리킥을 강하게 때린 것이 브라질의 골키퍼 마르쿠스의 손을 스친 뒤 오른쪽 포스트를 맞고 나온 것이다. 독일은 21일 열린 미국과의 8강전에서도 전반 42분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슛한 볼이 골포스트를 때리고 튕겨나온 뒤에도 1-0으로 이겼기 때문에 개의치 않고 플레이했다.
하지만 골대의 저주는 브라질이 아닌 독일을 선택했다. 독일은 골대를 맞힌 지 18분 뒤 호나우두에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34분에 또다시 쐐기골까지 허용하며 무너졌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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