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의 수호신’ 올리버 칸(33·사진)은 월드컵 결승을 끝낸 뒤 우승컵을 놓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결승에서 브라질 히바우두의 첫 골을 잡아내지 못하는 바람에 호나우두에게 ‘리바운드 골’을 허용한 것을 자책한 말. 하지만 루디 D러 독일 감독은 “올리버는 꿈같은 월드컵을 치러냈다. 그는 환상적인 슈팅을 막아냈으며, 결승전에서의 실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칸을 두둔했다.
D러 감독의 말이 아니더라도 월드컵 우승은 칸의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적어도 독일을 월드컵까지 끌어올린 것은 ‘단 한번의 실수’도 없었던 칸의 힘이었다.
칸은 2002한일월드컵의 최우수선수에게 수여하는 골든볼 수상자로 결정됨으로써 이번 월드컵에서 명실공히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로 기록됐다.
칸은 결승전을 제외한 6경기에서 단 1골만 내주는 ‘철벽 수비’를 자랑했다. 결승전에서 브라질에 내준 2골도 ‘불가항력’이었다는 것이 월드컵을 지켜본 이들의 평가. 칸의 맹활약으로 독일은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오를 수 있었다.
칸이 월드컵에서 독일의 주전 수문장으로 뛴 것은 이번 월드컵이 처음. 95년부터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는 했어도 98년 월드컵에서 칸은 벤치 신세였다. 98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안드레아스 쾨프케가 독일의 골문을 지켰다.
때문에 칸에게 이번 월드컵은 첫 주전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였다. 칸은 강렬한 카리스마로 상대 공격수들의 기를 죽였고, 민첩한 몸동작으로 상대 슈팅을 무력화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월드컵 골든볼 수상자 | ||
연도 | 개최지 | 골든볼 수상자 |
1982 | 스페인 | 파올로 로시(이탈리아) |
1986 | 멕시코 |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
1990 | 이탈리아 | 살바도레 스킬라치(이탈리아) |
1994 | 미국 | 호마리우(브라질) |
1998 | 프랑스 | 호나우두(브라질) |
2002 | 한국/일본 | 올리버 칸(독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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