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독일 칸 야신상 이어 MVP 영예

  • 입력 2002년 7월 2일 18시 25분


“누구라도 월드컵 결승에서 실수를 한다면 마음이 아플 것이다. 나는 이번 대회를 통해 단 한번의 실수를 월드컵 결승에서 저질렀고, 그랬기에 보통의 실수보다 열 배는 더 괴로웠다.”

‘전차군단의 수호신’ 올리버 칸(33·사진)은 월드컵 결승을 끝낸 뒤 우승컵을 놓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결승에서 브라질 히바우두의 첫 골을 잡아내지 못하는 바람에 호나우두에게 ‘리바운드 골’을 허용한 것을 자책한 말. 하지만 루디 D러 독일 감독은 “올리버는 꿈같은 월드컵을 치러냈다. 그는 환상적인 슈팅을 막아냈으며, 결승전에서의 실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칸을 두둔했다.

D러 감독의 말이 아니더라도 월드컵 우승은 칸의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적어도 독일을 월드컵까지 끌어올린 것은 ‘단 한번의 실수’도 없었던 칸의 힘이었다.

칸은 2002한일월드컵의 최우수선수에게 수여하는 골든볼 수상자로 결정됨으로써 이번 월드컵에서 명실공히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로 기록됐다.

칸은 결승전을 제외한 6경기에서 단 1골만 내주는 ‘철벽 수비’를 자랑했다. 결승전에서 브라질에 내준 2골도 ‘불가항력’이었다는 것이 월드컵을 지켜본 이들의 평가. 칸의 맹활약으로 독일은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오를 수 있었다.

칸이 월드컵에서 독일의 주전 수문장으로 뛴 것은 이번 월드컵이 처음. 95년부터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는 했어도 98년 월드컵에서 칸은 벤치 신세였다. 98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안드레아스 쾨프케가 독일의 골문을 지켰다.

때문에 칸에게 이번 월드컵은 첫 주전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였다. 칸은 강렬한 카리스마로 상대 공격수들의 기를 죽였고, 민첩한 몸동작으로 상대 슈팅을 무력화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월드컵 골든볼 수상자
연도개최지골든볼 수상자
1982스페인파올로 로시(이탈리아)
1986멕시코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1990이탈리아살바도레 스킬라치(이탈리아)
1994미국호마리우(브라질)
1998프랑스호나우두(브라질)
2002한국/일본올리버 칸(독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