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게이트 수사 급속진전…신승남前총장 소환 초읽기

  • 입력 2002년 7월 2일 19시 07분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이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의 고교 동창인 김성환(金盛煥)씨 등의 청탁을 받고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검찰 게이트’ 수사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검찰 게이트’에 연루된 수사는 98년 수원지검 특수부의 만덕주택 대표 뇌물공여 사건 수사, 지난해 서울지검 외사부의 새한그룹 무역금융 사기 사건 수사, 울산지검 특수부의 심완구(沈完求) 전 울산시장 수뢰 사건 수사 등이다.

검찰은 최근 홍업씨의 대학 후배인 이거성(李巨聖) 풍산프로모션 대표 등의 출입국 조사 및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신 전 총장이 대검 차장 시절 서울지검 수사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등 여러 대형 사건에서 신 전 총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됐으나 이번에 나온 수사기밀 유출 혐의처럼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수사 결과 이거성씨는 이재관씨가 불구속 기소된 이후 신 전 총장에게 선처를 청탁한 김성환씨와 함께 사례비 5억원을 실제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신 전 총장이 울산지검 수사에 개입한 정황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 게이트는 더 이상 ‘의혹’에 머물지 않고 곧 실체가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수뇌부가 수사 대상자에게 수사 정보를 흘려준 정황이 확보된 이상 신 전 총장에 대한 소환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게 검찰 내부의 대세인 것 같다.

검찰이 부장검사 3명을 2일 다시 부른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소환된 검사 등은 수사 당시 부당한 외압을 받지도 않았고 사건을 정상적으로 처리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들 내부 인사의 처리에 대해 다소 망설이는 것은 검찰 내부의 반발 기류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수사 대상자 대부분이 특정지역 출신이어서 검찰 내부에 미묘한 갈등이 표출되자 수뇌부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뇌부는 차제에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지 않으면 검찰이 설 땅이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검찰 게이트 수사 상황

의혹 사건 수사 주체

사건 개요

의혹 사항

수사진행 상황

서울지검 외사부

이재관 전 새한 그룹 부회장의 1200억원대

무역금융 사기

혐의에 대해

불구속 기소

-김홍업씨, 수사무마 명목으로 7억5000만원 받고 김성환씨에게 선처가능성 알아보라고 지시

-김성환씨, 신승남

전 검찰총장에게 선처 청탁 의혹

-신 전 총장이 이재관씨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정황 포착

-수사 관계자 축소 수사 여부 및 책임 규명 중

-신 전 총장 소환 조사

검토 중

수원지검 특수부

만덕주택 대표 박범만씨가

용인 시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에 대해 불구속 기소

-김성환씨, 만덕주택에서 5000만원 받고 수사팀 관계자 2차례 방문해 선처 청탁

-홍업씨 측 신 전

총장에게 청탁 의혹

-수사 관계자 상대로 구속 후 불구속 기소 경위

조사 중

-신 전 총장 개입여부

조사 중

울산지검 특수부

평창종건이 심완구 전 울산시장 등에게 뇌물을 준 의혹에

대해 내사 종결

-홍업씨 측 평창종건의 청탁받고 신 전

총장에게 선처 청탁

의혹

-신 전 총장이 수사에

개입했다는 관련자 진술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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