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이운재 역시 ‘거미손’

  • 입력 2002년 7월 7일 17시 26분


이운재
‘월드컵 스타, 바람몰이 성공.’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다시 한번 귀에 익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짝짝 짝 짝짝’. 다만 이에 호응하는 구호가 ‘대∼한민국’에서 ‘수∼원삼성’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달라진 점.

이날 경기장에는 3만2550명의 관중이 찾아 수원 삼성과 사우디아라비아 알 히랄이 벌인 아시안슈퍼컵 1차전을 지켜봤다. 태풍 ‘라마순’도 월드컵에서 채 식지 않은 축구의 열기를 막을 수는 없었다. 푸른 유니폼의 수원 서포터스도, 삼삼오오 가족끼리 찾은 일반 관중도 모두 한마음이었다.

이날의 관심은 단연 ‘태극 전사’ 이운재(29)와 최성용(27)에 쏠렸다.

월드컵에서 ‘거미손 골키퍼’로 주가를 올린 이운재는 이날도 절정의 기량으로 관중의 환호에 답했다. 경기 초반은 이운재에게는 휴식 시간이나 다름없었다. 수원의 줄기찬 공격이 이어졌기 때문. 하지만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다.

후반 중반 이후는 이운재의 ‘쇼 타임’. 거세게 반격하는 알 히랄의 공세를 이운재는 신들린 듯 막아냈다. 월드컵의 감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후반 25분경 문전에서 상대의 오버 헤드킥을 잡아낸 것이나 그 직후 단독 찬스에서 내준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낸 장면은 ‘역시…’라는 환호성을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관중은 경기 전부터 이운재의 이름을 연호했고, 이운재가 공을 잡을 때마다 환성으로 그를 격려했다.

최성용
전 경기를 소화한 이운재와는 달리 월드컵에서 단 한 차례도 출전하지 못했던 최성용도 이날은 맘껏 그라운드를 누볐다.

왼쪽 윙백으로 출전한 최성용은 이날이 국내 프로 경기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경기. 처음 수원 유니폼을 입고 뛴 경기여서 초반에는 동료들과의 호흡에 다소 문제가 있어 보였지만, 곧 이를 극복할 만큼의 기량을 선보였다. 자신이 책임진 왼쪽 사이드는 물론, 미드필드 중앙에서의 수비 가담도 돋보였다. 월드컵에서 제대로 못 뛴 한을 풀었다.

팬의 호응에 부응하듯 수원은 멋진 경기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수원은 후반 7분 이기형의 프리킥 골로 1-0으로 승리했다.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 35m지점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은 이기형은 상대 골키퍼가 반대편에 치우쳐 있는 틈을 노려 직접 슈팅을 날렸고 볼은 알 히랄 골키퍼 알로타이비가 미처 손을 쓸 사이도 없이 네트를 갈랐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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