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뉴욕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를 보면 일본 중국 한국의 도시 이름을 얼마나 아느냐 하는 항목에, 일본에 대해서는 292가 도쿄를, 150이 히로시마를 꼽았다. 중국에 대해서는 228이 베이징을, 133이 홍콩을, 114가 상하이를 답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서울을 든 수가 200이었고, 월드컵 개최도시인 부산과 인천, 대구는 고작 9, 7, 6으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또 같은 조사에서 일본음식에 71, 중국음식에 60이 답한 것에 비해 한국음식에 답한 수는 11에 불과했다. 한국에 대한 가장 많은 기억은 ‘6·25전쟁’이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은 우리가 이같은 무력감과 좌절에서 벗어나 희망과 새 힘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세계가 한국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한국은 과거의 한국이 아니다. 적어도 축구가 이것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이번 월드컵은 한국에 ‘축구 4강’ 이상의 대단한 의미를 주었다.
월드컵이 끝난 직후 이제 우리는 또 다른 경기장에 서 있다. 브랜드 경쟁 시장이다. 우리의 제품과 문화 자산을 체계적으로 알림으로써 ‘코리아 브랜드화’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역할에 관광산업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그 방법으로 첫째, 인터넷을 이용해 우리의 ‘붉은 악마’의 열기와 다이내믹한 생동감을 전해주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다. 관련 동호인들의 카페와 대화방을 만들고 수십만 명의 외국인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문화, 연예, 스포츠에 관한 정보를 끊임없이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2002 월드컵 포스트 이벤트도 만들어 한국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이어가는 것이다.
둘째, 10개 개최도시의 이미지화 사업이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수원 전주 서귀포는 세계의 수십억 인구에 그 이름이 전파되었다. 이제는 그 이름을 브랜드화할 상징과 활동을 지속적으로 살려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은 세계 최대의 항구나 시드니보다 아름다운 도시로, 광주는 베네치아보다 더 유명한 예술의 도시로, 대전은 실리콘밸리보다 더 많은 과학자와 연구 단지가 있는 한국의 첨단도시로, 울산은 한국 공업화의 산실이자 자동차의 도시로, 대구는 밀라노보다 앞선 패션의 도시로 각각 알려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형상화하는 내용을 영상 정보화해 인터넷에 띄우고 관련 이벤트를 통해 월드컵의 열기를 살려 10대 월드컵 도시의 브랜드로 삼자는 것이다. 관광공사는 이를 위해 7개 국어로 인터넷 사이트를 구축하고 포스트 월드컵 국가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다.
조홍규 한국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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