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래하기를 좋아한다. 술 마실 때나 놀 때 뿐 아니라 신세한탄도 곡조를 넣어 하는 민족이 우리 민족 아니던가.
그러나 촌락공동체가 해체되고 대중문화가 확산되면서, ‘우리 옛 노래’는 노인들의 기억 속에 묻혀있을 뿐이었다.
‘이 땅에서 사라져 가는 우리의 소리’라고 하면, 오며가며 얼핏 들은 라디오의 짧은 코너가 생각난다. 10년이 넘도록 이 소리를 찾아 방방곡곡 발품을 팔아온 이의 노력이 2권의 책에 알차게 담겼다. 주인공은 MBC 라디오 최상일(46) 프로듀서.
MBC 라디오가 1989년부터 시작한 ‘한국민요대전’ 사업을 통해, 모두 1만4000여곡의 민요가 지금까지 남한 일대의 방방곡곡에서 수집됐다.
이 책에는 민요 이야기를 비롯, 우리 민족의 옛 풍속과 생활사를 구수하고 맛깔스럽게 풀었을 뿐 아니라 수집된 민요 중 농요 어로요 동요 서사민요 등 구전민요 56곡을 부록으로 두장의 CD에 덧붙였다.
저자가 들려주는 옛 사람들의 삶과 노동, 유희는 독자의 가까이에서 살아 숨쉬는 듯하다. 방대한 ‘민요 해설서’로 손색이 없으면서도, 노래 가사와 선율, 리듬에만 초점을 두어 지루하게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