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낚시꾼 실종 예방대책 시급

14일 남해안에서 낚시꾼 16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사고가 허술한 법 규제와 선주 및 낚시꾼의 안전 불감증이 빚은 인재(人災)로 밝혀지면서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경남 통영해양경찰서와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현재 경남 남해안에서 운항되는 낚싯배는 통영 140여척을 비롯해 모두 470여척에 이르고 전남 여수, 고흥지역에도 188척의 낚싯배가 영업중이다.

낚싯배는 고기잡이철이 아닐 때 놀려 두는 어선을 활용할 수 있도록 95년 제정된 낚시어선법에 따라 어선에 구명동의나 소화기, 로프 등 간단한 시설만 갖춰 시 군에 신고하면 영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99년 법 개정으로 낚싯배의 야간 운행을 통제할 수 있는 규정이 삭제되면서 사고위험이 커졌다.

유도선이나 여객선은 일출 전 30분과 일몰 후 30분 사이에만 운항이 가능하고 조명시설 등 장비를 갖춰야 야간운항이 가능한 반면 낚싯배는 이런 시설이 없어도 24시간 전국 어디서나 영업할 수 있다는 것.

또 파랑주의보나 폭풍주의보가 예보돼도 선주들이 돈벌이에 급급해 낚시꾼의 요구에 따라 출항하는 데다 구명동의조차 갖추지 않은 고기 운반선과 일부 신고하지 않은 어선들까지 불법 운항에 나서고 있는 것도 문제다.

주민들은 “낚싯배의 야간운항이나 기상특보 때 운항을 통제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고 특히 폭풍주의보 등이 발령되기 수 시간 전 낚시꾼들을 철수시키도록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주 5일 근무제 확산에 따른 낚시꾼 증가로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으나 낚싯배들에 대한 통제규정이 미비한 데다 취약지 점검이나 안내방송을 위한 장비와 인력도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