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은 '유행어 제조기'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유행어 제조기’로서의 명성을 또다시 확인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린스펀 의장이 16일 상원 증언에서 ‘전염성 탐욕(Infectious Greed)’라는 신조어를 사용한 데 대해 “현 경제상황에 대한 가장 함축적인 표현”이라고 17일 평가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증언에서 “스톡옵션이 기업가들의 건전한 판단을 흐리게 한다”면서 “잇단 회계부정 스캔들은 기업의 제도적 결함 때문이 아니라 최고경영자(CEO)들의 ‘전염성 탐욕’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96년 인터넷 열풍으로 미 증시가 과열 조짐을 보였을 때도 ‘비이성적 흥분(Irrational Exuberance)’이라는 표현을 써서 유행시켰다. 전문가들은 이 단어가 2000년 초까지 지속된 증시 활황을 가장 절묘하게 표현한 구절이라고 평가했다. 2001년 미 경제학자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미 증시의 폭락을 예견한 자신의 저서 제목을 ‘비이성적 흥분’이라고 붙이기도 했다.

한편 그린스펀 의장은 17일 미 하원 금융위 청문회에서도 거듭 “미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미 증시 침체로 인한 타격이 “주택시장의 호조로 충분히 상쇄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