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비리 ‘전방위수사’…방송사-케이블채널-스포츠신문

  • 입력 2002년 7월 19일 18시 51분


연예계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대형 연예기획사에서 출발해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음악채널, 스포츠신문 등으로 옮아가고 있다.

연예기획사가음반홍보비(PR비) 등을 살포한 단서를 먼저 확보한 뒤 이를 바탕으로 방송 제작 관계자와 스포츠신문 기자 등이 가수의 홍보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를 밝혀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

검찰은 지금까지 SM엔터테인먼트 싸이더스 GM기획 도레미미디어 등 4대 연예기획사를 압수수색했고 예당 대영AV 대성기획 윈섬미디어 등 연예기획사에서 주식 변동상황 등과 관련한 회계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받았다.

또 GM기획 대표 권승식씨(45) 등 연예기획사 간부와 회계 담당자 등 수십명을 소환 조사했으며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GM기획 대주주 김광수씨(41)와 도레미미디어 대표 박남성씨(51)를 쫓고 있다.

연예기획사에 대한 수사의 초점은 증자 등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이들 대주주 및 대표가 회사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는지와 이 돈을 PR비로 썼는지에 맞춰져 있다. 코스닥 등록 과정에서 주식이 헐값에 방송사 간부와 PD 등에게 전달됐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이미 SM엔터테인먼트 등 연예기획사 주식 보유자 10여명을 불러 조사했으며 모 방송사 간부가 가족 명의로 이 회사 주식 6000주를 보유한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연예기획사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지금까지 MBC PD 은경표씨(45·잠적)와 전 PD 황용우씨(43·구속), 케이블 음악채널 m.net의 제작본부장 김종진씨(43·구속) 등 3명의 금품수수 혐의를 확인했다.

또 이들 외에 지상파 방송사 PD와 스포츠신문 기자 등 10여명에게 가수의 홍보 청탁과 함께 돈을 건넸다는 진술 등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하고 다음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올 초부터 진행한 내사와 최근의 관련자 소환 조사를 통해 상당한 양의 비리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PD와 스포츠신문 기자 등에 대한 소환은 곧 형사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검찰이 18일 수사팀 회의를 연 뒤 “앞으로 가급적 수사를 빠른 속도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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