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어머니 계신 한국서 뛰고 싶어요

  • 입력 2002년 7월 21일 18시 32분


사진제공 KBL
사진제공 KBL
“한국에서 돈을 벌어 어머니와 같이 살고 싶습니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주최하는 미국 시카고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캠프에서 베론티 심스(23·센터럴 플로리다대·사진)가 ‘제2의 토니 러틀랜드’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m3의 큰 키에 검은 피부를 지닌 심스는 98∼99시즌 SK 나이츠에 1순위로 지명됐던 러틀랜드와 마찬가지로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한국에서 코리안드림을 달성할 꿈에 부풀어 있다.

심스가 태어난 곳은 경기 의정부. 하지만 7세때 부모가 이혼하고 아버지가 미국으로 떠난뒤 가난과 혼혈에 대한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11세때 홀로 아버지를 찾아 미국행에 나섰다.

미국 생활은 기대만큼 만만치 않았다. 미국에 도착했지만 아버지를 만나지 못한채 후원자의 도움으로 간신히 학교만 다닐 수 있었다. 심스가 농구를 시작한 것도 ‘장학금을 준다’는 단 한가지 이유가 전부였다.

한국행에 대한 간절한 희망에도 불구하고 심스가 지명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역대 트라이아웃중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참가했다는 평가를 들을 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

그렇다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탓에 한국어를 어눌하게나마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94명의 트라이아웃 참가선수중 심스만이 가진 장점. 심스는 또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지명받지 못한다면 미국 국적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취득, 국내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할 의지를 밝힐 만큼 한국행에 적극적이었다. 대학시절까지 포워드로 뛴 심스는 리바운드와 미들슛이 뛰어나다는 평가.

심스는 “미국에 건너온 뒤 한국에 살고 있는 할머니와 이모와만 연락이 닿을 뿐 어머니와는 연락이 끊긴 상태”라며 “한국에서 돈을 번뒤 어머니를 찾겠다”고 밝혔다.

시카고〓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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