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통령도 청문회 증언대 서야 한다˝

  • 입력 2002년 7월 22일 16시 03분


국회는 22일 본회의를 열고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벌여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아들비리 및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 관련 '5대 의혹'과 서해교전, 햇볕정책, 한-중 마늘협상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용균(金容鈞) 의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대통령 일가의 부정축재와 국정농단, 권력비리에 대한 특검과 국정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대통령도, 비서실장을 포함한 참모진과 이를 비호했던 권력기관도 대통령 두 아들과 같이 국정조사 청문회장에 증인으로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관련된 △안기부예산 횡령사건과 세풍(稅風)사건 △두 아들 병역비리 은폐의혹 △'빌라게이트'와 손녀 원정출산 의혹 △최규선(崔圭善)씨 돈 20만달러 수수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뒤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후보는 정계를 은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의원은 "이번 서해 무력도발로 우리 고속정 '참수리 357호'만 침몰한 것이 아니라 현 정부의 햇볕정책도 침몰했다"며 "현 정부의 햇볕정책은 이미 구조조정 시기도 놓쳤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퇴출시켜야 한다고 국민들은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은 "지난 50년간 전쟁의 공포에 짓눌려 왔던 우리 민족에겐 전쟁의 공포를 제거해주는 것이 국가최고의 가치여야 한다"며 "서해교전에서 경솔하게 대응했을 경우 남북 양군의 공군력이 개입해 확전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군의 이번 작전은 주어진 임무를 다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맹형규(孟亨奎) 의원은 "긴급수입제한조치 연장불가 합의 사실을 숨긴 것은 현 정부의 도덕성과 신뢰성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반농민적 통상외교의 극치"라며 "합의문은 국제조약이 아닌 만큼 중국과 재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맹 의원은 또 차기전투기(FX) 사업과 관련, "호환성이 없고 성능과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GE사 엔진이 선정된 것은 현정부 권력실세의 로비가 있었다는 국민의혹을 반증한다"며 "GE사는 권노갑(權魯甲) 전의원, 최규선씨와의 로비관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맹의원은 특히 "최씨가 '유아이 엔터프라이즈'라는 무기중개회사를 설립, GE와 컨설팅 계약을 맺었고 GE 부사장이 최규선, 김홍걸(金弘傑)씨와 만나는 등 두 사람이 모종의 역할을한 결과물로 엔진 제공업체로 선정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은 "대통령의 실패가 국가재앙을 불러오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선 헌법을 개정해 권력구조의 틀을 바꿔야 하며 이를 위해 국회안에 헌법개정 추진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은 답변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군사적으로 단호히 대처하면서, 동시에 남북간 화해협력의 제도화를 통해 북한의 변화와 개방을 유도하고, 대남도발의 원인이 되고 이는 냉전구조를 해체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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