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열린 ‘한중 마늘 비밀협상 및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밀실 협의 규탄 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은 “중국의 무역보복이 두려워 자국 농민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정부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정부의 사대주의적인 협상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이 같은 행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호중(李浩重) 전국농민단체협의회 정책부장은 “이번 사태는 비단 마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정부가 연내 타결을 목표로 추진 중인 칠레와의 협상 내용도 즉각 공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농민들도 참가했다.
충남 천안에서 온 이모씨(55)는 “중국산 마늘 때문에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마늘을 팔고있다”며 “공산품 수출을 위해서는 자국 농민은 죽어도 좋다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경남 창녕에서 온 한모씨(45)도 “기름값과 물가 인상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죽어나가는 게 농민들”이라며 “어쩔 수 없어 협상을 불리하게 했더라도 그 내용을 국민에게 숨긴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농민들은 이날 정부에 △마늘 비밀협상 전면 무효화 △긴급수입제한조치 연장 발동 △대통령의 공식사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밀실협상 전면 공개 등 7대 요구 사항을 정부에 요구했다.한편 이날 오후 집회를 마친 농민들은 징과 꽹과리를 치며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인근까지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