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사회 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의원은 그동안 제기돼온 경기 성남시 백궁 정자 게이트에 대한 각종 의혹을 총망라해 일목요연하게 재정리했다.
박 의원은 우선 “백궁 정자 커넥션은 현 정권의 ‘부패백화점’으로 정치자금 조성용 프로젝트”라고 규정했다. 그는 문제가 된 백궁 정자지구의 용도변경과 파크뷰 아파트 신축과정에서 친여권 인맥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개입의혹이 있다고 지목한 정 관계 인사는 P 전 장관, 민주당 P 의원, 건설교통부 P 전 국장 등.
또 다른 초점은 부동산 뮤추얼펀드회사인 S부동산신탁에 맞춰졌다.
박 의원은 “S부동산신탁은 설립 초기 임원 3명 중 2명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측근이었고, 이 중 임원인 J씨는 타이거풀스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로비와 인천 국제공항 유휴지 개발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비리에도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DJ 대선캠프 출신인 J씨가 ‘기약없는 땅’에 171억원을 투자한 배경 △S부동산신탁이 자본금 3억원에 불과한 에이치원개발이 시행하는 파크뷰아파트 사업의 금융 책임을 지고 있는 경위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 사건에 연루된 여권 인사들이 모두 파크뷰 아파트를 갖고 있다”면서 “P 전 장관은 1998년 S사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건교부 P 전 국장은 6000만원을 받고 아파트 건축심의를 도와준 혐의로 구속됐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파크뷰 아파트 사업과정에서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파크뷰 아파트 사업에서 검찰이 밝힌 비자금 총액만 114억원인데도 용처가 밝혀진 것은 3억원에 불과하다”면서 “남은 돈은 어디로 흘러갔느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홍업(金弘業)씨 돈의 세탁창구로 추정되는 H종합건설이 이 사건에 연결됐다는 점에도 파고들었다. H종합건설은 아태재단 신축공사에 이어 분당 파크뷰 시행사인 에이치원개발의 모델하우스 공사도 맡았고 홍업씨는 H종합건설이 모델하우스를 인테리어한 시가 16억원짜리 서울 서초동 ‘가든스위트’ 83평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P 전 장관 측은 “S부동산신탁 설립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파크뷰 아파트는 개인적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했고, P 의원은 “아파트는 중앙대 교수인 친구가 분양받은 것을 되산 것일 뿐이다. 박 의원은 면책특권을 남용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H종합건설 측은 연락이 되지 않았고 S부동산신탁 측은 “일차적으로 파크뷰 아파트 건설의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문제가 생기더라도 포스코개발과 SK건설 등 규모가 큰 두 회사가 지급보증을 섰기 때문에 대출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은 “백궁 정자지구 사건과 관련, 현재까지 14명을 구속하는 등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며 “H종합건설이 정관계 고위인사들에게 아파트 인테리어를 무상 제공했다는 주장은 검찰수사에서 확인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