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70년대 ‘새벽종이 울렸네∼’가 아침마다 동네에 울려 퍼졌듯이 목장에서는 아침 저녁 우유를 짤 때마다 노래가 나옵니다. 그러면 초원에 방목된 소들이 어슬렁거리면서 우유를 짜는 곳으로 모여든다고 합니다. 줄까지 맞춰서 말입니다. 사료를 줄 때도 마찬가지죠.
노래는 착유에도 꽤 효과를 발휘합니다. 일본에서의 연구결과 우유생산량이 2∼3% 증가하고 우유의 질도 좋아진다고 합니다. 국내에는 정확한 자료가 없지만 음악을 들려주면 우유 생산량이 느는 것을 목장 주인이면 다 안다고 하네요. 이 밖에도 소들이 건강해지고 송아지를 잘 낳는 등 소들에게 노래는 일종의 ‘보약’입니다.
그럼 소들은 어떤 노래를 좋아할까요. 태교에 좋다는 연구 결과로 사람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차르트곡을 연상하시겠지만 소들이 듣는 노래는 목장주 마음대로 결정한답니다. 세레나데 같은 느린 템포의 클래식 곡들이 많기는 하지만 가요나 행진곡 등 다양한 음악이 사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실제 닭이 달걀을 잘 낳는다든가 화초가 잘 자라는 등 음악의 불가사의한 힘은 꽤 여러 곳에서 발휘되고 있습니다. 된장의 발효에도 도움을 준다고 해 국내에도 장독대 앞에서 첼로를 연주하면서 발효시킨 된장을 팔고 있을 정도죠.
참, 같은 가축이지만 돼지는 노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일본의 한 실험 결과 돼지에게 모차르트 음악을 틀어줬더니 스트레스를 오히려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도움말 남양유업, 빙그레)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