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산에서 서울까지 도보 국토순례에 나선 서울 전곡중 3년 홍승표(洪承杓·15)군. 어릴 때 백혈병에 걸렸다가 완치된 홍군은 ‘백혈병은 완치된다’는 것을 친구와 어린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힘든 이 길을 택했다.
홍군은 아버지 홍순각(洪淳珏·44·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사무국장)씨와 함께 이날 오전 부산역 광장을 출발해 8월 8일까지 김해∼밀양∼대구∼김천∼대전∼천안∼안양을 거쳐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까지 도보 순례를 한다. 493㎞에 달하는 이 길은 94년 아버지 홍씨가 아들의 건강을 기원하고 백혈병 어린이를 위한 쉼터를 마련하기 위해 걸었던 그 길.
홍군의 순례길에는 사회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아대 안현석(安炫碩·23) 조재기(曺在岐·22)씨도 끝까지 동행한다. 중간 중간 우정사업본부 직원들이 하루씩 동행 도보 순례를 하면서 백혈병 어린이 돕기 홍보활동도 펼친다.
홍군을 포함한 4명의 도보 순례팀은 서울과 부산 대구에 있는 ‘우체국 한사랑의 집’과 백혈병 어린이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방문해 희망과 용기도 전할 예정.
백혈병 어린이 치료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동아대병원 이영호(李永浩·43·소아과) 교수와 함께 첫 코스를 걸은 홍군은 “백혈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친구들과 어린이들도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군은 1989년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에 걸려 서울대병원에서 3년이 넘게 치료를 받고 완치됐다. 건강도 되찾았고 현재 전곡중에서 전교 학생회장을 할 만큼 활동적이다.
한편 홍군의 마지막 도보 코스에는 당시 그를 치료한 서울대병원 안효섭(安孝燮·소아과) 교수와 백혈병 어린이 돕기에 앞장서고 있는 우정사업본부 이교용(李敎鎔) 본부장 등이 합류해 그의 완주를 축하해 줄 예정이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