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의 입학처장들은 “대체로 예상은 했지만 서울대가 논술고사 부활과 수능영역 반영 등에서 생각보다 훨씬 강경한 방안을 내놓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입시안 내용에 대해서는 대학의 사정에 따라 평가가 다소 엇갈렸다.
고려대 김승권(金勝權) 입학관리실장은 “서울대가 세계화시대를 맞아 인문계 모집단위에서 제2외국어를 반영하고 논술고사를 부활한 것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고심한 흔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고려대의 경우 논술고사를 실시해 왔고 제2외국어에 가중치를 줄 계획이어서 서울대 입시안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논술고사를 실시해온 연세대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서강대 김준원(金俊源) 입학처장은 “서울대 입시안에 따르면 수능 전 영역을 거의 모두 반영하고 논술까지 치른다는 것인데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경감한다는 7차 교육과정의 취지와는 어긋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많은 대학이 서울대 입시안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며 “다른 대학의 반응을 지켜본 뒤 우리 대학 입시안의 수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이기태(李基太) 입학관리처장은 “수능성적을 반영하지 못하는 수시모집이 늘어나면서 심층면접 만으로는 변별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논술고사 도입이 불가피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처장은 “기존의 논술고사 형식은 학생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에 부족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며 “서울대가 논술고사의 형식을 획기적으로 바꾼다면 다른 대학에도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