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이용발 133경기 연속출전 ‘왕발’

대전의 탁준석(오른쪽 앞)이 수원 선수들의 스크럼을 앞에 두고 프리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프리킥은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연합

축구는 골로 말한다지만 그 반대편에서 온 몸으로 골을 저지하는 선수가 골키퍼다. 화려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골키퍼의 팀 기여도는 웬만한 공격수 이상이며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체력 소모도 필드플레이어 못지않다는 게 축구계의 통설이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모터스 수문장 이용발이 4일 2002프로축구 삼성파브 K리그 친정팀 부천 SK와의 경기에서 133경기 연속 무교체 출전 신기록을 달성, 한국프로축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 부문 역대 최고기록은 안양 LG 골키퍼 신의손이 95년 7월29일 사리체프란 이름으로 성남 일화에서 세웠던 132경기.

‘두건 패션’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용발은 현역병으로 복무한 후 재기에 성공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제대 후인 99년 3월31일 수원 삼성과의 K리그 개막전부터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제외하고도 총 1만1880분간 쉼없이 골문을 지켜왔고 133경기에서 178골을 내줘 경기당 평균 1.34의 짠물 수비를 과시해 왔다. 2000년 시즌에는 골키퍼이면서도 1골 3도움을 기록, 공격형 골키퍼로서 인기몰이를 했다.

이용발의 대기록은 팀 동료 추운기가 경기 종료 직전 터뜨린 그림 같은 결승골로 빛을 발했다. 전반 부천과 한골씩을 주고받아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던 전북은 후반 종료 직전 상대 골지역 왼쪽을 파고든 신인 추운기가 좁은 각도에도 불구하고 골키퍼와 골대 사이의 틈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슈팅을 작렬, 반대편 골네트 안쪽을 적중시켰다. 전북의 2-1 승리. 전북은 승점 13(3승4무2패)을 확보, 단숨에 중간순위 4위로 뛰어올랐다.

대전에서는 원정팀 수원이 이기형의 중거리슛과 산드로의 2골을 묶어 홈팀 대전 시티즌에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수원은 6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을 깨고 꼴찌 탈출에 성공, 아시아축구 최강 클럽팀으로서 구겨졌던 체면을 일부 회복했다.

전날인 3일 경기에서는 ‘밀레니엄 특급’ 이천수(21·울산 현대)가 팀에 7경기 만의 승리를 선사했다. 이천수는 홈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 울산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울산은 7경기 연속무승(5무2패)의 수렁에서 벗어나며 승점 11을 확보, 6위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정규리그 경기장엔 개막 이후 3일까지 42경기 만에 104만5328명이 입장, 최단 경기 1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98년 현대컵 K리그에서 세워진 64경기(101만7294명)로 22경기나 단축됐다.

4일에도 대전월드컵경기장과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각각 2만8820명, 2만1850명의 대관중이 몰렸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