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재 너머 점골
쇠부리터 옛적 풀무질 소리
저녁마다 검은 먼지 생철 수레가 바람재를 넘어 갔다
돌아오지 않았다 첫 아이를 밴 옥녀
귀밥 엷은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옥녀, 텃밭 구르던 막사발
초겨울 눈발이 드문드문 바람재를 내려설 때
옥녀 가랑잎 밑에서 두근거렸다
▼to: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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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선생님, 저 소리가 보이세요?
오늘 아침 무섭게 불어대는 저 바람의-속에 들어있는 소리, 웅덩이를 밟은 듯 진흙 투성이가 다 된 저 구두 속에 들어있는 소리, 살풋 아스팔트에 떨어져 제 피빛 살(肉)을 문대고 있는 동백꽃 속에 들어있는 소리, 저 출렁이며 가는 가방들의 소리...........
선생님 시에선 가끔 소리가 보여요.
그런데 ‘돈황’에 가면, 어느 동굴이던가-천정에 바람을 그려놓았지요. 바람의 시각화(視覺化)…………이 시대의 재미있는 주제 아니예요?
강은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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