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구급대가 이처럼 허탕친 사례는 지난해 같은 기간(2442건)에 비해 117% 늘어난 것이다.
이는 휴대전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유선전화로 신고하면 서울시 소방방재본부가 장난전화를 막기 위해 1999년 도입한 ‘신고자 위치정보시스템’을 통해 지도상에 신고자의 위치가 나타나지만 휴대전화는 이 첨단 시스템에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9일 “휴대전화로 장난을 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정확한 지리를 모르는 신고자가 119에 도움을 요청한 뒤 구급대가 출동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는 바람에 허탕치는 사례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길가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한 운전자가 휴대전화로 “관세청 부근”이라고 신고한 뒤 차를 몰고 가버리는 경우 등이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지만 일단 신고를 접수한 이상 출동해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며 “현장을 못 찾고 휴대전화 신고자에게 연락하면 ‘그럼 장난전화라도 했다는 말이냐’며 역정을 내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소방방재본부측은 “응급환자 등을 위해 119 구급대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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