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 학술대회]"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철학연구를"

  • 입력 2002년 8월 11일 17시 43분


한국동양철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는 남북한 동양철학 연구방법의 통일을 모색했다. 호서대 김교빈(왼쪽), 건국대 정상봉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 동양철학회)
한국동양철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는 남북한 동양철학 연구방법의 통일을 모색했다. 호서대 김교빈(왼쪽), 건국대 정상봉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 동양철학회)
한국 동양철학계가 그 동안의 연구 성과와 연구 자세에 대한 성찰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남한의 분석적이고 심층적인 연구 방법과 북한의 종합적이고 사회경제사적인 방법의 ‘통일’에서 21세기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동양학 전문 반년간지인 ‘오늘의 동양사상’이 최근호에서 동양철학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한국동양철학회(회장 송재운)가 강원문화연구소(소장 이애희)와 함께 9∼10일 강원대에서 공동 개최한 하계학술대회에서는 ‘근 100년 한국 동양철학 연구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동양철학 100년의 역사를 돌아봤다.

전공자 100명과 인문사회 연구자 88명, 대학생 313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오늘의 동양철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동양철학은 높은 기대와 열악한 현실이라는 이중적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특히 전공자들은 심리적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

동양철학에 대한 강한 자의식(78.6%)과 동양철학의 대안적 가능성에 대한 높은 기대감(96.0%)이 있는 반면 이를 제대로 뒷받침해 주지 못하는 여건에 대한 불만(57.0%)과 내부적 연구 역량의 한계에 대한 자각(41.4%)이 상충하고 있는 것.

이번 학술대회는 이런 현실 속에서 동양철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하지만 동양철학 100년이라고 해도 실제로 구체적 연구 성과는 광복 이후 최근까지 남북한에서의 동양철학 연구이다.

게다가 ‘남북한 전통철학 연구현황과 전망’을 발표한 호서대 김교빈 교수에 따르면 북한의 전통철학 논문 가운데 중국 철학이나 인도 철학에 대한 연구가 단 한 편도 없고 모두 한국철학 관련 논문뿐인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한의 연구성과를 점검하며 21세기 한국 동양철학의 방향을 모색하는 이 자리는 한국철학 중심의 방법론적 대안을 모색할 수 밖에 없었다.

연세대 리기용 교수는 ‘남북한의 유학사상에 관한 연구 현황과 전망’에서 “남한의 연구에 나타난 인물 및 문중 편중 현상과 북한의 통사적 역사 이해에 짜맞추는 듯한 해석들은 모두 경계하고 배제돼야 할 것”이라며 “남한의 형이상학적이며 전문적 논의방식과 북한의 사회경제사적이며 통사적 논의방식의 조화는 현실적이고 구체적 대안으로서 유학 복원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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