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이와 부선은 두 손을 만세를 부르듯 위로 쭉 피고 잠들기 시작한 아기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문이 다 났습디다” 부선이 목소리를 낮췄다.
“귀에 안 들어가야 할 낀데”
“좁은 동넨데, 벌써 2년이 아닙니까”
“에미는 다 알고 있다. 우철이하고 소원이가 알면…”
“아이구, 금방 다 알게 될 낀데. 사람 입에다 자물통을 채울 수는 없다 아입니까”
복이는 후 하고 숨을 들이쉬었다가 멈추고, 훅 하고 크게 토해내고, 다시 후 하고 들이쉬었다가 멈췄다. 감색 치마 위에 나란한 두 손을 관절이 허예지도록 꽉 쥐고 있었다.
희향이 뒷문을 열자, 용하는 둥그런 의자에 앉아 일본 사람이 쓰는 검정 학생모를 깁고 있었다.
“우철이 아버지” 희향이 자신도 놀랄만큼 부드럽고 은근한 목소리가 목에서 흘러나왔다.
“괜찮나?”
“덕분에 오늘부터는 찬물에 손도 담글 수 있고, 밥도 원래대로 먹습니다”
“빙모님은?”
“어머니는 당분간 더 있을 겁니다. 아직은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고, 얼라도 걱정스럽고 해서”
“그거 잘 됐네” 용하는 학생모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우철이 아버지”
“와?” 용하는 바느질하던 손길을 멈추고, 목소리에서 뭔가를 떨쳐내듯 헛기침을 했다.
“우리 얼라 이름 지어줘야지예”
“그래, 내 생각하고 있는데, 우근이가 어떻겠나? 비 우에 뿌리 근이라고”
“우근이…”
“싫나?”
“…아닙니다, 좋은 이름이네예”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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