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독도 국립공원 지정]생태보전-영유권 확보 다중포석

  • 입력 2002년 8월 12일 18시 38분


울릉도와 독도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계획은 천연기념물 등이 다수 서식하는 ‘생태적 요충지’를 영구 보전하는 작업일 뿐만 아니라 독도의 영유권을 확고하게 다지는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국립공원 지정 의미〓정부는 당초 울릉도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고 했으나 울릉도의 면적(72.6㎢)만으로는 일반적인 국립공원 규모에 못미쳐 울릉도와 독도, 그리고 울릉도 주변의 청정수역까지 국립공원에 포함하기로 했다.

특히 일본이 소유권을 주장해 영유권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독도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은 ‘독도는 한국 땅’이란 사실을 세계 각국에 다시 한번 천명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

독도지역은 이미 문화재보호법상 천연보호구역 및 생태계보전특별법에 의한 특정도서로 지정돼 있지만 이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은 훨씬 큰 대외적인 의미와 효과를 지닌다.

환경부 관계자는 “독도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더라도 일반인에 의한 독도 방문은 여전히 금지되며 공원 명칭은 일단 ‘울릉도 국립공원’으로 명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환경부는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외교통상부에 이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는데 최근 외교통상부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통보해왔다는 것.

그러나 일본측이 독도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데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한편 울릉도 등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여러 가지 행위 규제로 인해 주민들에 의한 난개발과 무분별한 자연훼손을 막을 수 있게 되지만 이에 따른 주민불편과 재산상의 불이익도 예상된다.

▽생태적 가치〓250만년전 동해 2000m 해저에서 일어난 거대한 화산 폭발로 생긴 울릉도는 풍부한 생물 다양성으로 ‘한국의 갈라파고스섬’이라고 불린다. 울릉도의 생물들은 육지와 격리된 채 독특한 모습으로 진화했다.

울릉도에는 육지에서 흔한 참나무는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울릉도 특산물인 너도밤나무와 우산고로쇠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울릉도에만 분포하는 식물은 섬개야광나무, 섬시호, 섬현삼 등 32종에 이른다.

울릉도의 식물은 모두 580종으로 우리나라 식물의 18%를 차지한다. 국토 면적의 0.05%에 지나지 않는 작은 땅이지만 생물 다양성은 이처럼 풍부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생물자원의 관리는 허술한 편. 특히 도로와 밭, 취락지가 들어선 해안의 생태계 파괴는 심각하다. 울릉도에는 △통구미와 대풍감의 향나무 자생지 △태하동의 솔송과 섬잣, 너도밤나무군락 △도동의 섬개야광나무와 섬댕강나무군락 △나리동의 울릉국화와 섬백리향군락 등이 이미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또 성인봉의 원시림, 사동의 흑비둘기 서식지 등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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