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FA 선수 계약 현황 총정리

  • 입력 2002년 8월 19일 13시 27분


지난 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FA 시장이 열렸다. 올해는 서장훈, 이상민, 문경은, 조성원, 추승균 등 대어급 선수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와 많은 관심을 끌었을 뿐 아니라 서장훈이 SK와 계약하지 않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어느 누구하나 쉽게 계약서에 사인하지 못했다. FA 계약은 선수들이나 구단 모두에게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2001-2002 시즌이 마무리되고 제일 먼저 관심이 모아진 것이 FA 대상 선수들의 재계약 여부였다. 대상 선수 중에 상당수가 소속 구단과의 마찰과 샐러리캡의 한계, 트레이드 등으로 팀을 옮길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마감 시한인 5월 31일 오후 6시가 지나고, 기존 구단과의 FA 재계약 협상이 마무리된 결과 그 예상은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났다. 전체 26명 중 14명만이 계약서에 사인했고, 나머지 열두 명중 은퇴를 결정한 5명 이외에 7명이 현재 다른 구단과의 계약을 준비중이다. FA 대상 선수 대부분이 기존 구단과 재계약을 하거나 은퇴를 선언했던 지난 시즌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이번 FA 시장의 최대어는 역시 서장훈이었다. 지난 시즌 샐러리캡 때문에 그 이전 시즌과 같은 3억3천만원에 연봉이 동결된 상황이어서 얼마나 인상될 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따지고 보면 지난 시즌 SK 나이츠가 인상 요인이 많았던 서장훈의 연봉을 동결시켰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혹시 올 시즌 협상 자체를 포기할 계획이었다면 몰라도 1년 후 FA시장에 나올, 그것도 역대 프로농구 사상 최대어가 될 선수의 연봉을 동결시키고 다시 연봉 협상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어쨌든 올해 SK 나이츠와 서장훈의 협상은 결렬됐다(본인 요구액 연봉 5억원, 구단 제시액 4억 3천만원).

서장훈 국내프로스포츠 최고연봉 제시

이제 중요한 것은 서장훈의 진로다. 농구를 그만 둘 것이 아니라면, 어느 팀으로든 가게 될 것이다. 농구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대로 서장훈 몸값이 연봉 10억 규모라면, 처음 계약과 동시에 서장훈에게 지불해야할 금액은 수 십억이 될 수밖에 없고(보통 다년 계약을 하면 전체 금액의 50%를 선불로 지불하는 것이 관례로 돼 있고, 서장훈은 5년 계약이 유력하다), 현실적으로 이 정도 투자를 할 만한 구단은 SK를 제외하고는 모비스와 삼성밖에 없다. 서장훈의 진로가 이 두 구단 가운데 하나로 결정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재정 규모를 염두에 둔 것이다. 처음엔 대학 은사인 최희암 감독이 있는 모비스를 간다는 말이 신빙성 있게 나돌다가, 서장훈의 제시액이 너무 많아 모비스에서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삼성으로 갈 수도 있다는 설도 흘러나오는 등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FA 선수의 타 구단 계약 만료일인 6월 30일이면 어떻게든 결정이 나겠지만, 서장훈 행로는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번 FA 시장 최대의 관심거리다.

서장훈 진로가 불거져 나오면서 관심이 집중된 것이 김영만과 강동희였다. 지난 시즌 FA에서 활개를 폈고, 괜찮은 조건(김영만 연봉 2억7천만원 5년, 강동희 2억5천만원 3년)에 다년 계약을 끝냈지만, 감독이 바뀌고 서장훈이 모비스에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이들도 이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대폭 삭감된 연봉으로 모비스에 남느냐 아니면 떠나느냐다.

‘김영만을 버리고, 강동희를 데리고 간다’ 혹은 ‘강동희를 버리고 김영만을 데리고 간다’ 아니면 ‘둘다 버린다’ 등 나오는 이야기는 많다.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모두 경우의 수일뿐이다. 다만 구단에서 지난 시즌 연봉보다는 상당히 적은 1억5천만원~1억8천만원 대의 연봉을 제시한 상황이다. 서장훈과의 계약 여부에 따라 달라질 변수들이다. 이 둘은 모두 좋은 선수들임에 틀림없지만 영입하는데 걸림돌이 많다. 데려가고 싶어도 모비스에 지불해야 할 돈이 만만치 않고, 강동희는 나이와 체력문제, 김영만은 고질적인 부상을 안고 있다. 한 구단이 이들을 영입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서장훈, 전희철 등 좋은 카드가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굳이 먼저 손을 뻗지는 않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강동희와 김영만이 모비스의 간판이고, 그 동안의 팀 기여도를 생각한다면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는 것이 다소 냉정하게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는 프로의 세계고 최희암 감독 부임 이후 모비스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대세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FA협상에서 결렬된 선수 가운데 서장훈 다음으로 눈길을 끈 것이 양희승이다. 조금은 엉뚱한 협상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KCC가 제시한 연봉 2억5천만원에 양희승은 이상민보다도 많은 3억3천만원을 불러 협상이 결렬됐다.

현재는 SBS로 갈 가능성이 가장 많다. LG 시절부터 이어온 정덕화 감독과의 친분, 김재훈과의 재계약 포기 등이 신빙성 있는 근거로 제시되었다. 이미 KCC에서 2억5천만원이라는 거액을 배팅했기 때문에 이보다 많은 돈을 지불하고 양희승을 데리고 갈 타 구단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

구단에서 재계약을 포기한 7명의 FA 선수 중 눈에 띄는 선수는 동양의 김도명과 SBS의 김재훈이다. 김도명은 우승팀 선수라는 점에서, 김재훈은 본인이 많지 않은 연봉을 제시했음에도 구단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MINI STORY] 재계약 포기 선수들의 미래는?

구단에서 재계약을 포기한 선수는 모두 9명이다. 이 중에 다른 구단과 접촉을 벌이고 있는 선수는 불과 두세 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개인사업이나 지도자의 길을 모색하는 등 현역에서 은퇴를 한 상황이다. 동양에서 나온 김도명은 현재 다른 구단과 접촉을 벌이고 있다. 모 구단과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고 있다. 서장훈 양희승 등 대어급 선수들의 진로가 결정나면, 김도명의 진로도 결정될 것이고, 다음 시즌에도 코트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 빅스 곽기완은 재계약 통보를 받지 못해 은퇴했고, 현재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서 생활중이다. 앞으로 대구지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비스의 조동기는 고질적인 무릎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했으며 현재는 쉬고 있는 상황이다.

SBS 김성환은 시즌 중에 은퇴를 선언하고 현재는 개인사업을 구상중이며 앞에서 언급한 김재훈은 모 구단과 거의 계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FA 시장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정인교 역시 올해 코리아텐더가 재계약을 포기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FA 선수로 풀렸고, 현재는 다른 구단과 접촉을 진행 중이다. 또, 코리아텐더에서 재계약에 실패한 봉하민 선수도 몇몇 구단과 현재 접촉 중이며, 잘 안될 경우 지도자나 KBL 심판 쪽으로 진로를 잡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은퇴를 선언한 LG 이현주는 지도자와 개인 사업 중 한가지를 선택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국태기자/제공:http://www.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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