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 ‘시몬’의 주인공 시몬은 컴퓨터로 만들어낸 사이버 배우라는 추측이 무성했으나 사실은 캐나다출신의 패션 잡지 모델인 레이첼 로버츠로 밝혀졌다.
앤드루 니콜 감독은 영화 개봉에 맞춰 “시몬의 98%가 레이첼 로버츠”라며 “시몬의 목소리는 다른 여배우들의 목소리를 합성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시몬’(국내 개봉 11월)은 극중 영화 감독인 빅터(알 파치노)가 컴퓨터로 만든 사이버 여배우 시몬을 실존 인물인 것처럼 언론과 대중을 속이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코미디.
촬영 당시부터 시몬이 영화처럼 컴퓨터로 만들어 낸 가상 배우라는 소문과 함께 미국 영화계는 “실제 인간과 똑같은 디지털 배우를 만들어냈다”고 흥분하기도 했다.
제작사인 뉴라인 시네마는 마케팅 차원에서 시몬의 실존 여부에 대해 함구해오며 시몬 역의 배우 이름을 ‘시몬 자신’이라고 소개해왔다. 심지어 영화 크레딧에도 ‘레이첼 로버츠’라는 이름을 뺐다.
레이첼 로버츠는 이 영화가 데뷔작인 신인. 로버츠는 ‘가족과 친구에게도 비밀을 지키겠다’고 서약하고 캐스팅됐다. 로버츠는 촬영장에도 가발을 쓰고 변장을 한 채 나타났으며 ‘안나 그린’이라는 가명을 써서 스태프도 그가 시몬임을 몰랐다고 한다.
로버츠는 “이제 내가 시몬임을 밝힐 수 있어 후련하다”며 “영화 크레딧에는 내 이름이 안 올랐지만 영화사측이 비디오와 DVD에는 이름을 밝혀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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