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비경(秘境)을 많이 아는 이들로는 로케이션 매니저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방송사 등에서 요청받은 촬영 현장 물색을 전문으로 한다.
로케이션 전문업체인 ‘로케이션포유’의 매니저 5명에게서 9월 주말에 찾아가 볼 만한 곳들을 추천 받았다.》
● 춘천시 서면 신매리의 카페 2곳
김윤동 매니저는 강원 춘천시 서면 신매리에 나란히 붙어있는 카페 리버스토리(033-243-0331)와 미스타 페오(033-243-3989)를 추천했다. 흰색 건물인 리버스토리는 성채를 본떴다. 빨간 지붕이 얹힌 미스타 페오는 실내가 갤러리 같다. 두 곳 다 뒤뜰에 앉으면 소양강이 시원하게 보인다.
서울에서 갈 경우 춘천 못 미처 강촌유원지에서 큰 길로 달려 7∼8분 거리에 다리가 있다. 다리를 건너지 말고 화천 진입로 이정표를 따라 20분가량 소양강 물줄기와 함께 달리면 철탑 옆에 두 카페가 있다.
춘천 시내를 거쳐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주말을 즐길 만한 곳들이 많다. 강원도립화목원과 춘천인형극장이 5분 거리다. 여기서 좀 더 가면 소양 2교가 나오고 멀지않은 곳에 공지천이 있다. 공지천 인라인스케이트장과 가까운 중도 자전거 코스(3㎞)에서 상쾌하게 땀을 뺄 수 있다. 강가의 두산리조트(033-240-8000)에서 땀 흘린 다음 마시는 생맥주 맛이 그만이다.
● 강화도 내가저수지와 내가마을
9월 주말 오후 가을 햇볕 아래 고즈넉하게 붕어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둘레 10리 가량 되는 내가저수지다. 추천자인 염호일 매니저는 “특히 노을 지는 풍경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평했다. 저수지 둘레로 둑길이 나 있으며 갈대 줄풀 부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텐트 치고 1박 하기 좋다.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올림픽대로-김포공항-고촌-김포읍-강화다리-강화 인삼도매센터-강화읍 통과-은행나무 가든 앞 성터를 끼고 좌회전-세번째 다리를 넘어가서 15분가량 직진하면 나오는 두 번째 저수지다.
이 저수지에서 좀 떨어진 곳에 내가마을이라는 “완벽한 시골 마을”이 있다. 옛날 시골 정류장, 나무 미닫이 문이 있는 이발소와 다방, 구멍가게 등이 60년대를 재현한 영화 세트 같다. 내가저수지에서 서쪽으로 10㎞ 정도 가면 외포리 선착장이다. 여기선 젓갈을 푸짐하게 살 수 있으며 저렴한 밴댕이회가 별미다. 선착장에서 배로 10분 거리에 석모도가 있다.
●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 호반
뱃길 130리 둘레의 호수다. KBS 드라마 ‘태양인 이제마’ ‘제국의 아침’의 해상 세트,SBS의 ‘대망’ 야외 세트가 이곳에 있다. 김영주 매니저가 추천했다.
드림항공(043-643-2676)에서 운영하는 수상경비행기를 타고 호수와 월악산 금수산 등의 비경을 굽어볼 수 있다. 한 사람이 10분 비행하는데 3만5000원. 번지점프장, 퍼팅 연습용 미니골프장도 있으며, 청풍호반 내 높이 160m의 수경분수가 눈길을 끈다.
이곳 청풍리조트의 레이크호텔(특급)은 국민연금에서 운영한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누구나 저렴하게 숙박할 수 있다. 주말 더블베드 기준 7평 7만400원, 10평 8만8000원이며 26평 패밀리형은 19만3600원이다. 최소 2주 전 예약해야 한다. 043-640-7000
서울에서 출발하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중앙고속도로로 접어들어 남제천 인터체인지에서 금성·청풍 방면으로 빠져나가 10㎞ 더 달리면 된다.
● 영종도의 서쪽 끝, 무의도
무의도(舞衣島)는 무희의 옷처럼 아름다운 섬이란 뜻이다. 이곳의 실미, 하나개 해수욕장에서는 철이 지났지만 숭어 우럭 농어 망둥어가 잘 잡힌다. 하나개해수욕장에서는 아이들이 갯벌놀이를 즐길 수 있다.
가을볕에 물든 인근의 호룡곡산과 국사봉도 호젓하게 등산해 볼 만하다. 꿩 무리가 눈에 자주 띄며 희귀 곤충들도 많다. 고도가 높지 않고 등산로 곳곳에 쉼터가 있다.
이곳에서 영종도와 붙은 용유도로 빠져나가 북쪽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는 바닷가 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하다. 바지락 칼국수 맛도 일품이다. 특히 을왕리는 썰물 때 드러나는 수백만평의 갯벌이 장관이다.
영종대교를 지나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다 보면 차도 오른쪽으로 용유도·무의도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에서 해안도로-연륙도로를 거쳐 잠진선착장에서 차(승용차 1만원)를 싣고 무의도로 갈 수 있다. 유영집 매니저가 추천했다.
● 경기 남양주시 마재마을 정약용 생가
9월 일요일 당일 코스로 좋다. 팔당댐에서 양수대교 쪽으로 달리다 보면 중앙선 능내역이 보이고 여기서 계속 외길로 동진하면 ‘정약용 묘소’라는 안내판이 붙은 삼거리를 만난다. 여기서 우회전해 1㎞ 정도 가면 다산 정약용 생가가 있는 마재(馬峴) 마을이 나온다. 행정구역은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다산이 살던 여유당과 다산을 모신 사당 문도사, 다산 기념관 등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오후 5시까지 개방하며 입장료는 없다. 031-576-4102
인근에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모란미술관, 서울종합촬영소 등이 있다. 특히 마재마을에는 9월 말까지 연꽃이 만발한 연못들과 한강 상류가 비경처럼 펼쳐져 “예비 신혼부부들이 야외사진 촬영 코스로 즐겨 찾는다”고 유형우 매니저가 귀띔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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