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단 같던 요내 머리 비사리춤이 다 되었네
백옥 같던 요내 손길 오리발이 다 되었네
열새 무명 반물 치마 눈물 씻기 다 젖었네
두 폭 붙이 행주치마 콧물 받기 다 젖었네
용하만 다른 밥상머리에 정좌를 하고, 다른 식구들은 밥상을 빙 둘러앉았다. 용하가 계란찜에 한 점 떠 입에 넣는 것을 신호로 우철은 은어 꼬치를 잡고 소원은 숟가락으로 미역국을 떴다. 평소에는 밥을 먹으면서 말해서는 안 되지만, 삼칠일날의 특별한 음식에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자기도 모르게 환성을 질렀다.
“맛있다. 역시 밀양 은어가 최고다” 우철이가 은어를 먹으면서 말했다.
“수박 냄새가 나재” 용하가 아버지다운 목소리로 말했다.
“와, 쇠고기가 들어 있네” 소원이는 약간 옆으로 쏠린 눈으로 숟가락에 담겨진 쇠고기를 바라보고 있다.
“우근이한테 고마워해야 할 거다. 우근이 삼칠일 날이니까”
“그래도 우근이는 한 입도 못 먹으니까 불쌍타” 소원이가 고개를 돌리고 벽에 기대어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엄마를 보았다.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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