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교통수단이 아닌 신체의 일부처럼 느끼는 자동차 마니아들. 이들은 운동선수가 근력을 키우듯 ‘마이 카’의 힘과 속도를 높이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다닌다.
한국자동차튜닝협회(KATA)의 신정수 회장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바퀴의 휠이나 스티어링 휠(핸들)을 바꾸는 정도가 일반적이었다면 요즘은 흡기, 배기장치를 튜닝해 엔진의 출력을 높이고 브레이크와 쇼크 압소바까지 교환하는 전문적인 마니아가 크게 늘었다”고 말한다.
▽처음은 멋내기부터〓가장 기본적인 튜닝은 바퀴 하나당 7∼8㎏이나 되는 철제휠을 3∼5㎏정도인 알루미늄 휠로 바꾸는 작업. 바퀴무게를 줄여 차량의 운전성을 높인다는 알루미늄 휠은 16∼17인치 제품이 바퀴 한 개당 30만∼50만원.
한때 관심이 높던 꼬리날개(리어 스포일러)는 최근 인기가 한풀 꺾였다. 고속주행을 할 때에만 효과가 있어 장식품에 가깝기 때문. 15만∼20만원 정도.
드라이빙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 마니아들은 조작성을 높이기 위해 스티어링 휠도 구경(지름)이 작은 제품으로 바꾸곤 한다. 15만∼30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지만 자동차관리법상 구조변경허가 대상이라는 점을 명심할 것.
▽차의 조종성을 높인다〓운전기술이 어느정도 수준에 이른 마니아들은 차의 움직임에 민감해진다. 이때쯤 되면 손대는 것이 쇼크 압소바와 스프링 등 서스펜션 부분. 고속으로 커브길을 돌 때 차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고탄력 스프링과 차의 무게중심을 낮춰 조종할 수 있는 쇼크 업소버를 교체하는 비용은 150만∼250만원 정도다.
마찰력이 높은 브레이크 라이닝과 대용량 브레이크 드럼으로 교체해 브레이크 시스템을 손보는 데는 50만∼60만원 가량이 든다.
▽차의 호흡기능을 높인다〓더 빨리, 더 힘있게 달리고 싶어하는 마니아들은 자동차의 흡기, 배기 시스템에 ‘돈을 쏟아붓기’ 시작한다.
흡기시스템 튜닝의 첫단계로 엔진의 공기흡입량을 높이기 위해 에어필터를 ‘파워 에어필터’를 교체하는 비용은 5만∼25만원. 역시 공기흡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스로틀 밸브를 교환하면 40만원, 알루미늄 공기흡입관은 5만원정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배기시스템에서는 엔진에서 배기가스가 빠져나가는 관인 매니폴드, 중간통, 테일머플러(소음기) 등을 교체하는 것. 150마력인 현대 티뷰론을 기준으로 7∼8마력의 출력상승 효과가 있다는 게 튜닝업계의 평가. 75만∼120만원의 비용이 들고 역시 구조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
최근 고급 마니아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흡기, 배기밸브를 조절하는 캠 샤프트, 엔진의 ‘두뇌’격인 ECU(Electronic Control Unit)까지 교체하기도 한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