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가구나 책상 문짝 등의 나무판을 닦고 살짝 깎거나 단청기법으로 엷게 색을 칠해 만든 작품이다. 오래된 나무판의 담백한 나뭇결, 살짝 드러낸 나무의 속 살, 손 때 묻어 정감 어린 표면. 거기에 여린 색조로 기억속의 얼굴과 사물들을 부끄러운 듯 그려넣었다. 오래된 사진처럼 정겹고 반갑다. 작품 제목도 ‘결’ 연작으로 붙였다.
한국적 정서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나무판 위에 한지 장판을 붙이기도 했다. 오래된 나무들을 골라 콜라쥬하듯 이어붙임으로써 추상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결 3531’은 얼굴 바로 옆의 거꾸로 음각된 한자가 신선한 대비를 이루며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항아리를 올려놓은 소반을 그리면서 마치 조선시대의 민화처럼 역(逆)원근법을 도입한 것도 매력적이다. 20여점 전시. 02-730-7818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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