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순위 다툼도 마찬가지다. 특히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이 치열한 중위권에서는 여기에 속해 있는 팀끼리의 맞대결이 어떤 경기보다도 중요하다. 승부 결과에 따라 순위 변동이 심하고 승차가 크게 좁혀지거나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잠실에서 맞붙은 ‘한 지붕 라이벌’ 두산과 LG의 경기도 이런 이유에서 불꽃이 튀었다. 전날까지 5위 두산은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에 걸려 있는 4위 LG에 3경기차로 뒤져 있었다. 자칫 이날 두산이 패한다면 LG와의 승차가 4경기로 벌어져 앞으로 따라잡는 데 힘겨운 상황에 몰릴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두산은 LG를 3-1로 누르고 소중한 1승을 추가했다. 2연승을 달린 두산은 LG에 2경기차로 따라 붙으며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뚝심을 보였다.
이날 두산 승리의 주역은 단연 선발 박명환(25). 3일 수원 현대전에서 구원투수로 나와 2이닝을 던진 박명환은 이틀 만에 등판해 8이닝 동안 31타자를 맞아 안타 8개에 삼진 8개를 뽑아내며 단 1실점으로 마운드를 굳게 지켰다. 시즌 11승째(9패)를 올리며 96년 프로 데뷔 후 7시즌 만에 통산 50승 달성. 자신의 팬클럽 회원들이 경기장에 ‘V50’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까지 들고나와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 가운데 박명환은 눈부신 투구로 화답했다. 박명환은 “몸은 피곤했지만 중요한 한판이었기 때문에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다”면서 “경기 초반 체인지업 위주로 던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두산 ‘소방수’ 진필중은 세이브 1개를 추가, 시즌 29세이브포인트(SP)로 2위 조용준(현대·26SP)을 3개차로 따돌리며 선두를 질주했다.
1회 안경현의 2타점 2루타로 기선을 제압한 두산은 2-1로 살얼음 리드를 지킨 6회 1사 2, 3루 상황에서 전상열의 희생 플라이로 천금같은 1점을 보탰다.
문학에서는 삼성이 박정환과 브리또의 홈런을 포함해 17안타를 몰아치며 SK를 11-4로 완파했다. 삼성 마해영은 전날 5타수 3안타 4타점에 이어 이날도 5타수 4안타 1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광주에서 한화는 6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틴 선발 한용덕의 호투에 힘입어 선두 기아를 3-0으로 제쳤다. 기아는 2위 삼성에 1.5경기차로 쫓겼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